코로나 19가 끝도 없이 이어지는 요즈음, 심신이 점점 무기력해지거나 피곤해지는 것을 느낀다. 말 그대로 충전과 힐링이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집에 머무는 시간은 많아지고, 무엇인가 자신이나 가족을 위해서 사용할 시간도 예전보다 많아진 느낌이다. 그래서 수필집을 하나 찾아보았다. 이 때 오덕렬의 ‘수필 한 편’이란 수필집이 눈에 들어온다. 부제로 ‘힐링이 필요할 때’라는 문구도 마음에 둔다.
이 수필집은 총 45편의 수필이 담겨 있으며, 총 4부로 나뉘어져 있다.
1부는 고향과 어머니에 대한 글이 담겨있다. 나이가 들수록 그리운 것은 고향과 어머니인 것 같다. 고향은 그렇지만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은 나이를 초월하는 것 같다. 그래서 1부의 수필들을 읽어보면 나 역시 나의 고향을 찾아가는 듯한 착각과 나의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작가의 손을 통해서 그대로 적힌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작가와는 조금 나이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정서와 느낌을 가지게 되는 것을 보니 나도 나이가 들었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아울러 전라도 방언들이 곳곳에 등장하는 부분에서는 우리나라에 이런 아름다운 방언도 있었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감사하게도 그 방언에 대한 주석이 달려 있는 것은 이 수필집을 보면서 얻는 덤이다.
2부는 삶의 지혜이다. 이 부분에서는 특히 자연에 대한 글들이 가득하다. 인간의 욕망으로 파괴되는 자연을 바라보는 작가의 생각, 그리고 자연 속에서 배우는 삶의 지혜가 가득담긴 글들이 들어 있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 속에서 작가의 느낌과 생각이 가득담긴 부분이다. 특히 2부의 마지막 수필은 4차 산업혁명에 접어든 우리에게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 하는 지혜를 주는 글이다.
3부는 봄, 그 새로운 시작이다. 이 부분에서는 다른 부분 못지않게 매우 감각적인 글들이 가득하다. 그 부분의 글을 읽다 보면, 후각이 자극되는 것 같은 착각, 시각적으로 그림이 그려지는 듯한 환상의 글들이 들어 있다. 특히 교직생활의 경험과 실제 삶의 경험이 묻어 있는 글들은 작가가 직접 경험한 것을 매우 감각적이고 섬세하게 표현하는 부분들인데, 이러한 글들이 가득한 부분이 바로 3부이다.
끝으로 4부는 말과 생각, 수필을 말하다 부분인데, 수필에 대한 간단한 역사와 함께 수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그리고 작가의 그 생각이 내가 이 수필집을 읽으면서 느꼈던 부분과 일맥상통하는 부분, 즉 자기의 경험을 적은 글이라는 데에서 깨달음을 얻게 되고, 작가가 왜 이런 수필들을 썼는지에 대한 해답을 얻게 된다. 이 외에도 수필 관련 글들이 가득한 4부는 수필쓰기에 도전하는 사람에게 지도나 네비게이션과 같은 부분이다.
결론적으로 오덕렬의 수필집 ‘수필 한 편’은 매우 따뜻하면서도 감각적이고, 과거의 기억과 감정기억이 가득하며, 구수한 전라 방언과 정결한 표현들은 이 수필집을 읽는 독자들에게 읽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읽고 난 후 글의 내용을 머릿속에서 그림으로 그려보거나 글 속의 소리 등을 상상 속에서 감상해 볼 수 있는 수필집이라는 느낌이 든다.
아울러 이를 통하여 자연 속에서 힐링을 하듯, 글 속에서 힐링을 할 수 있는 수필집이다. 그래서 나의 책장 한 곳에는 이 책이 있을 것이고, 가까이 두고 싶은 책 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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