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가족]가족이 가족을, 부부가 부부를 치료할 수 있다?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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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상담이나 가족상담에서 부부가 부부를, 가족이 가족을 치료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대해서 의견이 분분하다. 이론적으로는 부부 중 한 사람이 상담사이거나 가족 중 한 사람이 치료사일 경우, 자신의 부부나 가족에 대한 심리치료나 심리상담은 안 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부부상담이 되었든 가족상담이 되었든 부부나 가족이 치료의 주인공이 되어야 하며, 부부나 가족이 사과, 화해, 그리고 용서 등을 통해서 치료가 완료 되어야 하니, 결과적으로는 부부나 가족이 치료를 할 수 있는 것 아니냐 하겠지만, 이거다 저거다라고 말하기는 좀 곤란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분과 나누고 싶은 것은, 부부가 부부를, 그리고 가족이 가족을 치료하고 상담하는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부부나 가족이 서로 상처를 주고받는 관계이다 보니, 피해자이자 행위자 입장에서 치료나 상담을 하는 것은 어불성설일 수 있다.

 

예를 들어 보자.

 

배우자 때문에 우울증이 생겼다고 하자. 물론 배우자의 변화도 필요하지만, 배우자가 당신의 우울증을 치료해 주겠다고 하면, 당신은 어떤 생각과 느낌이 드는가? 병 주고 약 주는 배우자에 대해서 순수하게, 그리고 진솔하게 다가오는가? 아니면 다른 사람은 몰라도 당신에게는 치료나 상담받지 않겠다는 마음이 생기는가? 나는 후자가 더 가까울 수 있다고 본다.

 

따라서 부부나 가족 중 한 사람이 상담사나 치료사라고 하더라도, 부부나 가족에 대한 치료나 상담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여기에는 이런 것도 숨어 있다. 어디까지가 부부나 가족의 경계선이고, 어디까지가 상담사나 치료사로서의 경계선인지 불분명하게 되는 것이, 부부나 가족이 상담이나 치료를 할 때 생기는 딜레마이다.

 

이에 비록 부부나 가족이 상담사나 치료사라고 하더라도, 자신의 부부나 가족에 대한 상담과 치료는, 사전 인간관계가 형성되지 않는 상담사나 치료사를 통해서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간혹 보면, 친구가 상담사나 치료사라고 할 때, "나 좀 상담해 줘!", 또는 "우리 부부(가족) 좀 상담해 줘!" 하면서, 이중관계, 혹은 다중관계를 맺는 경우가 있는게, 이러한 것은 상담윤리에도 어긋나지만, 상담 후 인간관계에 악영향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다만, 내담자 중에는 이런 것을 모르고 아는 지인이나 친구, 혹은 출석하는 목회자 등에게 자신의 내면을 다 보여주었다가, 비밀유지가 안되거나 나중에 후회를 하거나 수치심을 느낄 경우, 인간관계를 단절하거나 교회를 떠나는 등의 부작용을 맛보는 경우가 있다.

 

나 역시 크리스챤으로서 교회를 출석하다 보면, 자신, 부부, 가족, 혹은 자녀 등과 관련된 상담을 의뢰받는 경우가 있는데, 이 부분만큼은 철저하게 원칙을 지키고 있다. 나의 출석교회 교인들은 나의 내담자가 될 수 없다는 원칙이다. 따라서 심리상담이나 심리치료를 원하시는 분이 당신이라면, 당신의 부부, 가족, 지인, 그리고 친구 등에게 심리상담이나 심리치료를 받는 것은, 오히려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오늘은 부부나 가족이 서로 상담이나 치료를 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 잠시 다루어 보았다. 부부상담이나 가족상담을 비롯하여, 개인상담시에도 잘 참고하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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