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칼럼

[호스피스]환자 옆에서

공진수 센터장 2011. 6. 18. 15:29

월요일 아침이었습니다.

 

호스피스 봉사 시작 시간 2시간 전에 집을 나섰지만, 월요일이어서 그런지 고속도로에서 약 6킬로미터가 막히는 바람에, 오전 10시에 겨우 호스피스 자원봉사실에 도착 할 수 있었습니다.

 

날씨는 아침부터 후덥지근하여 습도가 높았는데, 시간에 쫓기다 보니 차를 주차하고 주차장에서부터 호스피스 자원봉사실까지 얼마나 달렸는지 몸은 몸대로 열이 잔뜩 올랐습니다.

 

호스피스 봉사자 까운을 걸치고 이름표를 붙이고 나서 보니, 저와 함께 환자에게 갈 선배님이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겨우 눈에 들어옵니다.

 

오늘 그 선배님과 함께 우리들의 봉사를 받으실 분은, 입원한지 약 10일된 환자로서 호스피스 봉사를 처음 받는 분이라고 했습니다.

 

봉사 시간이 되어 병실로 찾아가 보니, 왼쪽 다리가 퉁퉁 부운 상태에서 휠체어에 내려와 앉아 있는 환자분.

 

환자분의 의견을 들어보아 잠시 병동 복도를 산책하기로 했는데 잠시 병동 복도를 돌아보시고 하시는 말씀

 

"춥네요....."

 

아마도 복도의 에어컨 온도가 병실보다는 더 낮았던 모양입니다.

 

다시 병실로 모시고 가서 침상에 올리는데 분명 호스피스 교육때 받았던 환자 침상올리기가 생각보다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아침부터 달려서 흘린 땀 못지않게 환자를 침상에 올리면서 다시금 땀을 흘렸습니다.

 

그리고 나서 본격적인 환자 돌봄 서비스에 들어갔습니다.

 

먼저 퉁퉁 부운 왼쪽 다리와 발을 살살 쓰다듬어 주었습니다.

 

암환자들의 경우 뼈에 전이가 된 경우도 있어서, 힘을 주어 주물러 드리면 안된다는 것을 오늘 배웠습니다. 그래서 살짝 쓰다듬어 주어야 한다고 하더군요.

 

호스피스 봉사를 하는 3시간 동안 계속된 마사지와 점심 식사 봉사를 마치고서 환자와 헤어졌습니다.

 

무척 감사해 하시는 환자분과 보호자분.

 

지난 6일전의 일이지만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아울러 3시간 마사지를 하는 동안 편한게 한 숨 주무시던 환자분의 모습과 다리의 붓기가 많이 줄어들었다고 말씀하시던 모습 등등.

 

이래서 호스피스 봉사는 기쁨도 보람도 즐거움도 높은 것 같습니다.

 

다음 주에는 어떤 환자분이 우리의 손길을 기다릴지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