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칼럼]대인기피증 - 사람이 가장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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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좋든 싫든 사람들과 부딪히고 함께 살아가야 하는 것은 운명과 같은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운명적 관계에 대해서 두려움으로 가득찬 사람들이 많으니, 그들이 바로 대인기피증에 빠진 사람들이다. 이러한 대인기피증은 사회생활과 직장생활, 학교생활과 단체생활 등에서 스트레스 요인이 되며, 개인적으로는 삶에 대한 자신감과 자신에 대한 자존감 등에 부담으로 주어서, 적절한 생활을 하기에는 방해요소가 된다.

따라서 대인기피증은 우리의 삶에 도움보다는 스트레스를 주는 경우가 많은데, 문제는 이러한 성향에 대해서 심리상담이나 심리치료 등을 통해서 극복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적다는 것이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심리상담이나 심리치료 역시 사람을 대해야 하는 것이니, 대인기피증이 있는 사람에게는 이러한 과정 자체가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대인기피증을 가진 사람들을 그나마 어렵게 만나보면, 여러 가지 이유로 대인기피증을 가지게 된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이 부분에 대해서 차근 차근 하나씩 칼럼을 통해서 나누어 보고 싶다.

대인기피증을 가진 사람들 중에는 대인공포증으로 발전한 경우도 있는데, 어느 경우가 되었든지 간에 이들에게는 사람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말 그대로 사람이 가장 무서운 존재인 것이다. 그러니 사람들을 만나는 것에 부담감을 가지게 되고, 되도록이면 사람을 만나지 않으려고 한다. 그래서 어떤 경우에는 은둔형 외톨이가 되기도 하고, 반대로 대인기피를 하다보니 은둔형 외톨이가 된 경우도 있다.

집 밖을 나서면 모든 것이 두려운데, 그 중에서 사람들이 가장 무섭다. 특히 사람들의 눈이 무섭다.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총이 따갑게 느껴지는 것을 넘어서, 사람들이 자신을 잡아먹을 것 같은 두려움과 공포에 사로잡히는 경우도 많다. 그럼 이런 사람들은 무엇 때문에 이런 증상에 빠지게 되었을까?

가장 먼저 언급하고 싶은 것은 바로 애착의 문제일 것 같다. 애착이란 아기가 태어났을 때 주양육자와 갖는 관계를 말한다. 대부분 어머니가 바로 그 대상일 수 있는데, 문제는 산모가 산후우울증과 같은 증상에 빠졌을 경우 아기와의 애착 형성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도 많다. 여기에 어머니가 아기를 낳는 과정에서 돌아가셨을 경우, 아기의 애착 대상이 안정적이지 못하고 수시로 바뀌었을 경우, 애착에 대한 손상이 일어나게 된다.

결국 사람에 대한 신뢰감, 이 세상에 대한 기대감 등에서 어려움을 겪게 되고, 이러한 것이 학습되면서 오랫 시간 동안 지속이 되면, 그 사람은 환경과 사람과의 관계 맺기에서 자신감이 떨어지게 된다. 자신감이 떨어지니 점점 뒤로 물러나게 되고, 뒤로 물러나는 사람에 대한 주위의 평가는 더욱 더 이 사람을 위축되게 만든다. 격려와 지지보다는 따가운 시선과 비난이 다가올 가능성이 높다. 그 속에서 마음의 상처가 생기게 되고, 결국 사람을 통한 상처이니 사람을 믿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대인기피증을 가진 사람들은 가족 - 특히 부모-, 친척, 친구, 동료 등에게서 상처를 많이 받았을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 속에서 사람은 믿을 수 없는 존재이고, 사람은 상처를 주는 존재라는 것이 신념화 되는 인지적 과정을 통해서, 상처를 주거나 받지 않기 위해서는 회피하고 도피하고 기피하는 것이 가장 좋은 전략이라는 인지적 오류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결국 자신만의 동굴 속으로 들어가 버리거나 그 동굴 속에서만 살아가게 된다. 사회생활과 인간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고 이런 분들이 결혼을 할 경우, 자녀들에게도 비슷한 성향을 본의 아니게 학습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행복감이 떨어지는 삶, 자존감이 낮은 삶을 본의 아니게 대물림하는 경우도 많이 보았다.

이에 대인기피증 혹은 대인공포증이 있다면, 이것은 숨기고 회피할 것이 아니라 전문가를 만나서 도움을 받고 심리상담이나 심리치료를 받아야 할 사안이다. 그것도 한 두 번의 상담이나 치료로서 극복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계획하에서 해야 할 과제라고 할 수 있다. 비록 이러한 과정 속에서 시간과 노력 뿐만 아니라 경제적 부담도 생기겠지만, 인생이라는 결코 짧은 기간이 아니기에 인생을 위해서 해야 할 가치가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