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상담칼럼

[가족연구]동병상련이 사라진 재혼가정

공진수 센터장 2016. 11. 1.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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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가정이 늘어나는 만큼 재혼가정도 늘어난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부부상담 혹은 가족상담을 하다보니, 재혼가정과 관련된 상담도 수시로 문의가 들어오고, 실제로 재혼가정의 어려움 때문에 저희 센터를 찾는 부부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런 와중에다양한 재혼가정을 만나게 된다.


이혼의 사유도 다양하듯이, 재혼의 사유도 다양하다. 그런데 이러한 사유들을 일일이 알아보기에 앞서서, 많은 재혼가정들은 그들만의 독특함이 있다. 바로 재혼을 통한 보상을 기대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재혼가정은 초혼가정과는 비슷한 부분도 있지만, 다른 부분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많은 사람들은 재혼을 하게 되면, 이혼의 아픔을 겪는 경험자로서 초혼부부보다 더 많은 배려와 사랑 그리고 위로와 격려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그러나 실제로 재혼가정들을 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예전에는 동병상련의 마음이라도 있어서 서로 도와주는 모습이 많았을지 모르나, 이제는 개인주의가 강해진 덕인지 이혼도 재혼도 개인의 행복과 만족을 위해서 하는 경우가 잦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재혼가정이 더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전혼관계 속에서의 아픔과 상처를 재혼가정 안에서 보상받으려고 하니, 이미 문제를 가지고 결혼을 하는 것과 같은 현상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여기에 전혼관계 속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갑자기 합세하기 시작하면, 혼란과 당황스러움이 가득한 것이 재혼가정이다.


아픔과 상처를 가졌으니 서로 배려하고, 위로하고, 격려하는 등의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라는 상상은 현실에서 통하지 않게 된다. 오히려 재혼가정을 이루고 난 후에 받는 스트레스는 초혼가정보다 더 많을 수 있다. 왜냐하면 많은 스트레스가 한꺼번에 발생하기 때문이다. 앞에서도 적은 것처럼 동반자녀들이 있을 경우, 양육, 훈육, 교육 등에서 갈등이 생기기 쉬운데, 그것도 한꺼번에 생기니 갈등은 더 첨예화 될 수 있다.


그래서 내가 재혼부부의 상담을 권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미 결혼생활 경험이 있으니 더 잘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금물이다. 그것보다 더 먼저 보아야 할 것은 전혼관계와 이혼과정 속에서의 아픔과 상처를 치유했는지가 더 중요하다. 이러한 것이 잘 극복되지 않고, 잘 치료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재혼가정은, 안전핀 빠진 수류탄을 가슴에 품고 잠을 자는 듯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과 비슷하다.


결국 재혼가정도 파국을 맞아 이혼으로 이어질 경우, 재혼부부는 물론이요 자녀들에게는 두 번 세 번의 상처를 주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상처는 한 순간에 머물지 않고 일평생 아픔으로 남을수도 있다. 따라서 재혼가정을 꾸리기 원하는 분들은, 재혼하기에 앞서서 개별상담이든, 부부상담을 통해서 전혼관계와 이혼과정 속에서의 상처를 치료하는 것은 필수이다.


그저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재혼가정을 꾸렸을 경우, 동병상련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자신의 아픔과 상처를 보듬어주지 않는 새로운 배우자에 대한 실망과 섭섭함으로 인하여, 재혼가정은 또 다시 위기 앞에 설 수 밖에 없다. 삶을 바꾸어야 할 것을 사람만 바꾸어서 해결하려고 하니, 문제의 본질은 건드리지도 못하는 상황에 직면하는 것이다.


부디 바라기는 재혼을 앞두고 있다면 그리고 이미 재혼을 했는데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하여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 재혼가정을 위한 부부상담을 꼭 받기를 바란다. 누누이 강조하지만 예방이 치료보다 더 빠른 길이고, 비용도 절약하는 길이라는 것을 기억하시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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