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도상담칼럼

[외도상담]외도 행위자에게 우울, 불안상담이 필요한 이유는?

공진수 센터장 2021. 9. 1.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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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도 행위자들이 오해하는 것 중의 하나는, 외도와 관련된 부부상담을 할 경우, 상담사를 도덕 선생님으로 착각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외도 후 부부상담을 받을 경우, 상담사를 통해 외도행위에 대한 비난, 그리고 판단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외도 발각 후 외도 피해자가 이런 스텐스를 취하다 보니, 상담사도 그럴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그러나 외도상담은 그런 부분을 다루는 것이 아니다. 상담윤리상 상담사가 판단자, 그리고 심판자가 될 수 없는 것은 물론이요, 굳이 외도와 관련된 상담을 한다면, 외도 행위자의 우울과 불안 관련 상담치료를 하게 된다. 적어도 나의 상담철학은 그렇다.

 

그럼 왜 이런 것을 해야 할까?

 

외도의 원인 중에는 외도 행위자의 우울, 그리고 불안으로 인한 경우가 많다. 이러한 우울과 불안은 순간적인 것보다는 만성화가 된 경우가 많다. 사람들은 우울과 불안이 자신을 감싸고 있으면, 그것으로부터 벗어나려고 나름 노력한다. 그런데 그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 어떻게 될까?

 

이럴 때 중독적인 증상에 빠진다. 어떤 사람은 알코올에, 어떤 사람은 도박이나 게임에, 어떤 사람은 관계에 빠진다. 그것도 중독적으로 빠진다. 중독적으로 빠진다는 것은, 점점 강도가 강해져야 하고, 그것으로부터 벗어나려면 금단증상이 나타나 더 우울해지고 더 불안해진다. 그러다 보니 빠져나가야 하는데... 하면서도 더 빠지는 모순적 모습을 보인다.

 

아울러 우울과 불안이 상존하면, 인간은 무기력을 맛보게 된다. 자신이 아무리 노력해도 벗어날 수 없는 굴레에 빠졌다고 생각하고, 무기력을 맛보는 것이다. 그런데 무기력을 느끼는 자신의 모습이 싫을 경우, 무기력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려고 한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외도이다.

 

외도를 시작한 사람들은 기분이 좋아진다. 활력이 넘치는 것 같다. 외도 생각만 해도 행복하다. 배우자나 자녀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나, 외도와 관련된 생각, 그리고 행위를 하는 것이 더 좋기 때문에, 외도를 비밀리에 하는 것이다.

 

그러면 무기력 했던 삶에 생기가 도는 듯하다. 무기력은 사라진 것 같다. 무기력한 자신의 모습은 이제 없다고 믿는다. 우울과 불안이 가지고 온 무기력을 외도를 통해서 해결하려고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무기력이 사라지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일단 기분이 좋고 설레임이 생기니 무기력은 사라졌다고 스스로 믿는 것이다.

 

따라서 외도 행위자는 우울과 불안에 대한 상담치료가 필요하다. 무기력에 대한 상담치료가 필요하다. 이러한 것을 간과하고, 다시는 외도하지 않을 수 있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을 내세는 분들은, 우울과 불안이 다시 생기게 될 경우 외도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외도는 윤리의식이나 도덕성과 무관하다고 보는 것이 나의 관점이다.

 

외도 행위자의 우울, 그리고 불안치료는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것은 한 개인의 정서불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배우자와 자녀들에게 전이가 되기 때문이다. 외도 행위자가 오랜 시간 동안 우울과 불안 속에 있었다면, 아마도 원가족부터 그런 환경에 노출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리고 이러한 것이 만성화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우울이나 불안 관련 상담치료를 받는 것이 아니라, 부적절한 방법으로 우울과 불안을 달래고자 외도나 다른 중독을 보이는 것이다. 외도가 이미 벌어졌는가? 그렇다면 외도 피해자의 상담치료는 당연할뿐만 아니라, 외도 행위자의 우울, 그리고 불안 관련 상담치료도 꼭 받으시라.

 

아울러 외도상담은 도덕적으로 훈계를 듣거나, 윤리의식을 고취하는 상담이 아니라는 것을 알라. 진정 외도를 반복하고 싶지 않다면, 외도상담을 통해 우울과 불안에 대한 치료를 꼭 받으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