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상담칼럼

[이혼칼럼]이혼 후 서러울 때...

공진수 센터장 2021. 10. 29. 09:57

전화문의: 070-4079-6875
유튜브채널: www.youtube.com/channel/UCoLaPiePiyqfmNA6QUQanqQ
예약을 위한 오픈채팅방: https://open.kakao.com/o/sizossgb

우리는 무엇인가 경험하기 전에는 추상적이기는 하지만 환상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마음에 드는 이성이 있다고 하자. 그럼 그 사람과 사귀기만 해도 행복이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하는 오류이다. 이런 오류에는 결혼도, 이혼도, 그리고 재혼도 포함된다.

 

결혼하면 행복이 찾아올 것 같고, 이혼을 하면 자유로울 것 같으며, 재혼을 하면 더 이상 실수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기대와 희망, 그리고 열망은 실제로 결혼, 이혼, 그리고 재혼을 하면서 허물어지기 시작한다. '어 이게 아닌데...' 라는 말이 저절로 나오는 상황과 직면한다.

 

우리의 삶이 모험이고 도전이듯이, 결혼, 이혼, 그리고 재혼도 모험이자 도전이다. 어떤 상황과 직면할지 모르고, 언제 원치 않는 상황이 닥칠지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험과 도전에 대한 의지, 동기부여, 용기 등이 있는 분들은, 결혼, 이혼, 그리고 재혼 후 찾아오는 위기나 어려움을 잘 극복해낸다.

 

그럼 여기에서 오늘은 이혼 관련 이야기를 조금 적는다.

 

이혼을 하고 나면 당장은 속 썩이던 배우자가 눈 앞에서 사라지기에 10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효과가 있다. 그런데 이혼을 하면 새로운 상황과 직면하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이혼자로서 살아가는 것에 적응하는 것이다. 그래서 열심히 이혼자로서 적응하려고 노력하는데, 문제는 주변에도 도와주지 않을 때 서러워진다.

 

하나의 사례를 보자.

 

어떤 여성이 이혼을 했다. 그리고 경제적 자립을 위해 어떤 개인회사에 입사를 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배우자도 있고 자녀도 있는 사장이 거리감을 좁혀 온다는 것을 인지했다. 갈등이 생긴다. 퇴사를 할까? 아니면 진지하게 사장에게 부탁을 해 볼까?

 

퇴사를 하자니 당장 경제적 자립이 문제이고, 계속 사장의 오묘한 스텐스를 모른척 하자니 나중에 큰 불상사가 생길 것 같다. 즉, 오해가 생길 수도 있고, 덤터기를 쓸 수도 있다는 생각에 불안감이 몰려온다. 이혼 후 나름 자기관리를 하고, 잘 살아보려고 하는데, 주변에서 도와주지 않는 것이다.

 

특히, 이혼녀를 바라보는 왜곡된 시선은 그나마 참을 수 있는데, 이혼녀를 가벼운 사람, 쉬운 대상 정도로 바라보는 구태의연한 '꼰대'들을 접해야 하니, 집에 오면 이런 감정처리 때문에 서럽고 외롭다. 더군다나 유부남이면서 자신보다 지위가 높은 사람이 이런 왜곡된 시각으로 다가오는 것에 두려움까지 몰려온다.

 

이혼 후 가장 후회스럽기도 하고, 가장 바보스럽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자존감이 지하실 바닥을 뚫고 지구 반대편까지 가는 것 같다. 어떨 때는 죽고 싶기도 하다. 그렇다고 누구에게 속 시원하게 말하기도 그렇다. 괜한 오해를 받거나 '너가 뭔가 빌미를 준 것 아니야?'와 같은 반응을 들을까 전전긍긍하게 된다.

 

그래서 더 서럽다. 더 외롭다. 의기소침해지고,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든다. 그래도 내가 선택한 이혼이니, 어디 하소연하기도 그렇다. 자신을 인격적으로 대해주는 주변인이 없음을 느끼고, 고립되고 소외된 느낌이 밀물처럼 밀려온다. 너무나 괴롭다. 고통스럽다.

 

혹 이 글을 읽는 독자들 중에는 이혼을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위에 적은 내용은 저의 뇌피셜이 아니다. 이혼자 모임이나 재혼자 모임에서 심심찮게 듣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그들의 하소연은 '이혼 후 이렇게 힘들 줄 몰랐어요~' 라는 글도 있다.

 

결혼, 이혼, 그리고 재혼을 환상적으로 생각하고, 이러한 결정을 하는 것은 무모할 수 있다. 오히려 이혼 후 겪는 어려움과 부부로서 관계회복을 하는 어려움을 비교한다면, 나는 전자가 더 어려울 수 있다고 본다. 후자는 배우자와 밀당을 하면 되지만, 전자는 사회와 밀당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끝으로, 이 글을 읽는 독자들께서는 이혼자들에게 대해서 인격적으로 대우하는 것을 훈련해야 한다. 어떤 이유로 이혼을 했든지 관계 없이, 이혼자를 문제 있는 사람이라든지, 쉽게 대해도 될 사람이라든지 등등, 비인격적인 시각, 관점, 표현, 대우 등을 한다면, 당신은 악한 것이 아니라 사악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