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상담칼럼

[부부가족]타인의 성격을 말하기 전에 자신의 성격을 먼저 보라

공진수 센터장 2021. 12. 23.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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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상담이나 가족상담을 진행해 보면, 배우자들끼리 혹은 가족들끼리 서로 상대방의 성격을 판단, 재단, 진단하는 경우를 자주 본다. 서로 상대방의 성격이 이상하다거나 비정상 같다고 말한다. 요즘 자주 듣는 이야기로는 사이코패스 같다느니 혹은 소시오패스 같다느니 하는 이야기도, 부부상담이나 가족상담에서 종종 듣는다.

 

상담사들도 섣불리 말하지 않는 부분을, 부부끼리, 혹은 가족끼리 서슴없이 말하는 것을 볼 때, 상담사로서 착찹한 마음이 든다. 세상이 변하는 것은 좋은데, 정보가 차고 넘치는 것은 좋은데, 무분별하게 상대방에게 적용하는 것을 보면, 이것은 아닌데... 하는 생각이 많이 든다.

 

성격에 대해서 민감한 분들은, 성격에 대해서 관심이 많다. 그런데 정작 자신의 성격에 대해서는 둔감하다. 이 말은 자신의 성격은 괜찮다거나 문제가 없다는 전제를 미리 깔고서, 다른 사람들의 성격을 논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상담에서 타인의 성격에 대해서 운운하시는 분들 중에, 의외로 성격장애나 성격장애적인 증상을 가진 분들이 꽤 많다.

 

이것을 비유로 설명하면, 자신의 안경이 깨져 있기 때문에 세상이 모두 깨진 모습으로 보이는 것인데, 정작 자신의 안경에 대한 체크 없이 세상이 이상하다고 말하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그리고 이런 분들 중에는 의외로 심리서적이나 상담서적을 많이 읽은 분들도 있다.

 

따라서 쌓인 지식으로 자신을 분석하고 탐색하는 것이 아니라, 책에 적힌대로 주변 사람들을 진단, 판단, 재단하는 것이다. 매우 위험한 행위를 하는 것이다. 심리적인 부분은 언행으로 드러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분별하게 진단하거나 판단하면 안된다.

 

심지어 자신의 선입견, 고정관념, 그리고 확증편향으로 상대방을 판단, 진단, 그리고 재단을 하게 될 경우, 비교적 문제 없는 사람도 문제 많은 사람으로 만들 수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따라서 누군가의 성격에 대해서 논하고자 한다면, 일단 자신의 성격부터 살펴 보아야 한다.

 

선입견은 없는지, 고정관념이나 확증편향은 없는지에 대해서 스스로 먼저 체크를 해 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자신의 문제를 타인에게 덧씌울 수 있다. 술 취한 사람이 바르게 걷는 사람을 보고, '저 사람 왜 저렇게 왔다 갔다 하지?' 와 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성격은 좋은 나쁨이나 옳고 그름은 없다. 다만, 성격장애를 가진 분들은 있다. 따라서 자신이 적응되지 않고 수용되지 않는 성격의 소유자가 가족 중에, 혹은 배우자로 있다고 해서, 그 사람의 성격을 '이상하다, 비정상이다' 라고 말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한 표현이다.

 

성격은 우리가 살아가는데에 있어서 일종의 전략이고, 틀이다. 성격은 그 사람이 성장과정 속에서 대인관계나 환경에 적응하며 만들어지는 패턴이다. 따라서 그 사람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에 대해서도 잘 모르면서, 함부로 이렇다 저렇다 말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아울러 어떤 성격검사를 하고 나서, 그 결과에 따라 사람을 판단하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 왜냐하면, 어떤 결과에 따라 사람을 판단하다 보면, 그 사람의 잠재력을 보지 못하는 실수를 하게 되고, 그 사람의 잠재력을 키워주는 도움을 줄 수 없기 때문이다.

 

성격검사는 참고자료일뿐이지, 그것을 절대화, 우상화, 그리고 이상화 하는 것은, 성격검사를 잘 못 활용하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은 열 명이 있으면, 열 명 모두 각각 다르다. 한 사과나무에 열리는 사과가 모두 다르듯이 말이다. 다만, 다름 속에서도 일정한 유목화를 통해 비슷한 그룹을 만들 뿐이다.

 

따라서 어떤 결과가 있다고 해서 일률적으로, 그리고 과일반화하여 그 사람을 판단, 재단, 그리고 진단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혹 당신의 부부가, 당신의 가족이 성격 때문에 서로 비난하고 다투고 있는가? 그렇다면, 서로 상대방을 진단, 판단, 재단하지 말고, 전문상담사의 도움을 받으라.

 

만약, 성격장애를 당신이나 당신의 배우자, 그리고 가족이 가지고 있다면, 그것은 치료의 대상, 그리고 상담의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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