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독서

[책읽기]6도의 악몽

공진수 센터장 2009. 1. 22. 10:45

 

 

지난 이틀동안 악몽과 같은 책을 읽었다. 그리고 읽는 동안 악몽으로만 유지되기를 바라는 글들을 읽었다.

 

그러나 이러한 악몽같은 내용은, 현재 우리가 인지를 하든 못하든 진행되고 있거나 진행될 수 있는 엄청난 내용이었다.

 

마크 라이너스의 6도의 악몽 (SIX DEGREES).

 

환경관련 저널리스트이자 환경운동가인 저자는, 그동안 발표된 논문을 중심으로 해서 지구 온난화와 관련된 근거있는 시나리오를 독자들에게 전하고 있다.

 

비록 시나리오라고는 하지만 이러한 저자의 주장은, 환경관련 그리고 기후관련 미래예측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의 구성을 보면, 먼저 1도에서부터 6도까지 기온상승에 따라 지구상에 나타나고 있거나 나타날 현상에 대해서 적고 있고, 마지막으로 우리가 선택할 미래에 대해서 대안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럼 각 부분을 조금씩 정리해 보자.

 

1도의 상승. 우리의 체온도 정상체온에서 1도만 올라가도 고통을 겪듯이, 지구도 현재보다 1도 올라가면 어떠한 현상이 벌어지는가?

 

일차적으로 찾아오는 것은 가뭄이라고 한다. 그것도 장기적인. 그러나 가뭄만 찾아오는 것은 아니고, 지역에 따라서 극심한 추위가 찾아올 수도 있다. 즉, 해류순환의 변화나 차단에 의해서 생기는 현상. 여기에 만년설이나 북극의 빙하가 점차 사라진다는 것.

 

2도의 상승.

 

물부족과 식량난을 겪게 되며, 이산화탄소의 처리장이라고 할 수 있는 바다의 성분이 변한다는 것. 현재 유지하는 알카리성이 약화되고, 이로 인하여 바다의 산성화는 바다생물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바다에도 사막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 결국 바다의 생산성은 떨어지게 된다.

 

여기에 열파가 찾아와 유럽 노인들은 사망자가 속출하고, 물부족으로 인하여 수력발전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으면서 정전사태를 맞이하면서, 에어컨과 같은 전기 사용에 제한을 받을 수 있다. 또한 남극빙상의 해빙으로 인하여 전세계 해수면 높이를 현재보다 더 높일 수 있음으로 말미암아 이주민이 발생하고, 북극곰 역시 빙상의 축소로 말미암아 삶의 터전을 잃을 수 있다.

 

3도 상승.

 

기온이 점점 오르면서 계속 언급되는 것은 가뭄. 그러나 이러한 가뭄은 식량수급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바, 이어지는 문제는 바로 기아. 여기에 엘니뇨와 같은 요소가 더욱 강화되면서, 항구적으로 엘니뇨가 빈발할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양의 되먹임'이라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는데, 그것은 지구온난화가 점점 가속화된다는 것.

 

이 시기가 되면 현재는 지상낙원 같던 곳도 - 예를 들면 호주 - 불모지가 될 수 있고, 불모지 같던 북극 같은 곳은 오히려 인류가 이주해서 살기 원하는 곳이 될 수도 있다. 기후변화가 몰고 오는 지구의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인류를 대이동을 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러한 인류의 대이동은 또 다른 사회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다.

 

그리고 해안 저지대의 많은 곳들은 바다속으로 사라질 것이며, 가뭄과 홍수가 통제가 되지 않을 정도로 반복될 것이다.

 

4도 상승.

 

이미 3도 상승에서 언급한 것처럼 해안 저지대는 바다속으로 수장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서 알렉산드리아처럼. 아울러 수많은 섬나라들은 대륙보다 그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얼음이 존재하지 않는 남극이 현실이 되며, 대량 아사가 발생되는 지옥과 같은 위험에 빠지게 된다.

 

남유럽지역은 사하라 사막이 연장되듯 사막화되며, 알프스의 빙하 역시 사라지게 된다. 이에 반해 시베리아는 현재보다 따뜻한 날씨가 됨으로써, 식량생산이나 이주민의 보금자리가 될 수도 있다.

 

5도 상승.

 

양극지역의 빙상은 전혀 없으며, 해수면의 상승으로 저지대 해안은 침수되며, 대륙 내부로 이주민이 발생되면서 내륙의 기온은 더욱 상승하게 된다. 강수량이 느는 지역도 있지만, 물부족을 겪는 지역 역시 확대된다. 이러한 면에서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여기에 해저에 매장된 메탄이 분출하면서, 지구온난화는 겉잡을 수 없게 되며, 메탄하이드레이트의 분출과 함께 발생되는 해저지진은 쓰나미를 발생, 해안지대에 엄청난 피해를 일으킬 것이다. 그리고 식량부족, 물부족 그리고 삶의 공간부족은 내란 혹은 종족, 공동체간의 분쟁의 소지가 될 것이다.

 

6도 상승.

 

한마디로 생명체의 대멸종이 일어날 수 있다. 이러한 시나리오는 메탄과 황화수소의 증가로, 생명체에게는 산소결핍이라는 극한 상황이 일어날 수 있으며, 오존층의 파괴로 인하여 자외선의 피해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변화의 속도는 생명체가 적응하는 속도보다 빠르기 때문에 대멸종이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인류가 멸종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을수도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

 

그러나 분명한 것은 생존의 위기가 다가오는 것은 확실하다.

 

이에 저자는 우리가 선택할 미래란 부분에서 현재의 문제점과 대안을 제시한다. 먼저 2015년을 기점으로 탄소배출량의 정점을 이루는 목표로 환경정책에 있어서 국가적 합의와 각자 개인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 특히 지구온난화는 한순간의 결정과 감축으로 정지하는 것이 아니기에, 이러한 노력은 시간을 다투고 있다는 것.

 

아울러 목표점은 2도 이내 상승과 이산화탄소 농도 목표치를 400 ppm에 맞추기 위해서는 정치적 합의와 실천이 중요하며, 그 시점은 지금이어야 한다는 것.

 

그러나 문제점은 정치권에만 있지 않다는 것. 우리의 생활환경과 의식구조가 화석에너지를 더 많이 사용하도록 권장하거나 그래야 자신의 존재감을 더욱 돋보일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하는 것을 - 예를 들어 큰 자동차를 타야 하는 것처럼 - 수정하지 않는 한, 저자가 주장하는 목표치 달성은 어렵다는 것이 현실.

 

물론 대체에너지에 대한 대안도 제시하지만, 그것 역시 장단점이 있기에 그것보다는 소콜로우와 파칼라의 탄소 배출량 줄이기를 더욱 강조하는 저자.

 

일명 쐐기 박기라고 하는데, 예를 들면 자동차의 연비 향상, 자동차 운행 줄이기, 가스 발전소 건설, 건물의 에너지 사용 효율화 등과 같은 조치들을 통해서, 에너지를 적게 사용하자는 것.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서두에 적은 것과 같이 악몽과 같은 저자의 시나리오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더군다나 이러한 시나리오는 저자의 상상에서 나온 것이 아닌, 수많은 과학자들이 연구한 연구 결과를 근거로 제시했다는 것에서 더욱 놀랐고, 이미 진행중인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나 자신이 잘 알지 못하고 살고 있다는 것에 놀랐다.

 

6도의 악몽. 그러나 우리는 그 악몽 어딘가에 현재 깨어서 서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저 악몽으로 끝나기를 바라는 것은 나의 지나친 욕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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