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독서

[책읽기]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공진수 센터장 2009. 1. 22. 14:32

 

 

세상을 살다 보면 역발상이 필요할 때가 있다. 그리고 이러한 역발상이 신선한 충격을 줄 때가 있다.

 

이런 관점에서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는 인생을 역발상적으로 바라보는 단편소설이라고 생각된다.

 

이야기의 배경은 1860년대, 미국.

 

로저 버튼 가문에 한 아기가 늙은 노인의 모습으로 병원에서 - 그 당시에는 흔하지 않은 - 태어난다. 후에 이름은 벤자민 버튼으로 정해진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육체는 젊어지고 정신은 늙어가는 삶을 산다. 나이로 젊었을 때에는 늙은이로 취급받고 - 대표적으로 예일대학교 입학거부 사건 - 나이가 들어서는 젊은이로 취급받는 - 준장으로 군 복귀 사건 - 서러움을 겪는다.

 

아울러 태어나서는 아버지로부터 늙은이 같은 아들로서 대접을 받지만, 늙어서는 자신보다 늙어보이는 아들의 구박을 받으면서 생을 살게 된다.

 

점점 희미해져가는 기억력과 더불어 육체적으로는 점점 어린애가 되어버리는 주인공 벤자민 버튼. 그리고 요람에서 생의 마지막을 맞이하는 그의 모습.

 

이 단편소설은 인생을 역발상적으로 바라보는 독특한 시각에서 쓰여졌다고 생각된다. 특히 나이는 들지만 육체와 의식은 점점 약해지는 면에서, 정상적인 인간의 삶 모습이 엿보이기도 하다.

 

또한 비록 이유는 조금 다르지만, 영원한 사랑은 없다는 것도 느낄 수 있다. 예를 들어 이 소설에서는 점점 늙어가는 부인과 점점 젊어지는 벤자민 버튼의 모습 속에서, 서로에 대한 사랑이 깊어지는 것이 아닌 변색되고 변질되는 모습을 볼 때, 인간의 사랑이라는 것이 어떤 이유에서든지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70세에 태어난 주인공 벤자민 버튼. 그의 평범하지 않은 삶을 통해서 우리는 우리의 삶을 비추어 보면 어떨까?

 

어린 아기로 태어나 성장하고 성숙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다시금 어린 아이와 같이 변하는 우리의 인생.

 

다만 그러한 속성을 역발상적인 사고로 글로 표현하고자 했던 것이 저자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의도는 아닐까?

 

짧은 글이지만 긴 여운을 주는 '시간은 거꾸로 간다'는 인생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하게 해 주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된다.

 

 

 

02-365-51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