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칼럼

[상담칼럼]학교폭력의 피해자들

공진수 센터장 2013. 5. 4. 13:49

 

 

학교폭력에 시달렸거나 현재 학교폭력에 시달리고 있는 피해자들을 상담하고 있다.

학교폭력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불안으로 인하여 우울감까지 강한 이들에게는 이에 못지않은 분노 역시 강하여 가해자를 죽이고 싶은 충동 속에서 하루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을 접하는 부모와 교사들은 이러한 피해자의 심리적 고통을 회피하거나 무시하면서 형식적인 가해자 - 피해자 간의 사과를 주고 받게 하거나 경고를 하는 수준에서 일을 처리한다.

그러는 동안 피해자는 불안, 분노, 우울 등 다양한 정서적 장애가 발생이 되고, 고립감과 외로움 등의 심리적 고통 속에서 죽기보다 어려운 삶을 이어간다고 할 수 있다.

이런 내담자들을 맞이하는 상담사의 입장은 참담하다.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 내담자부터 심리치료적 상담에 대한 무용론으로 표현성과 수용성이 급격히 떨어져 있는 내담자, 또한 자존감 역시 바닥이 되어서 삶의 의미와 가치보다는 죽음을 선택하려고 시도하거나 방법을 찾아 보았던 내담자 등등 정말 다양한 내담자군이 존재한다는 것을 항상 느낀다.

더군다나 부모들은 이러한 사실에 대한 죄책감과 불안감 그리고 수치감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서 더욱 자녀의 불안을 증폭시키거나 또는 구석으로 모는 실수를 범하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이러한 자녀가 있다는 사실에 부끄러움과 수치감을 느끼면서 피해자보다 더욱 심한 심리적 고통 속에 빠지는 경우도 보았다.

학교폭력은 먹이사슬과 같다.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고 있으며, 약육강식의 모습 역시도 비슷하다.

꼭 동물의 세계 비슷한 느낌이다.

그러다 보니 약한 자는 또는 피해자는 설 자리가 없어 보인다.

또한 약한 자가 혹은 피해자가 무엇인가 잘못을 먼저 제공했을 것이라는 선입견과 고정관념도 존재한다.

그런 가운데 피해자는 자신의 고통을 잘 표현하지 못하고 표현을 한다고 해도 오히려 무시받거나 회피의 대상처럼 여겨지는 경우도 있다.

부모들은 더 이상 그 이야기를 하지 말라며 억압하고 교사들은 피해를 호소하는 학생을 더욱 색안경을 끼고 보는 듯하다.

학교의 분위기를 흐리고 학교의 이미지를 손상시키는 존재로.

그러나 막상 피해자들을 만나 보면 이러한 것보다 자신의 이야기를 믿어주고 자신의 편이 되어줄 존재를 찾는다는 것을 볼 때, 이들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시스템이 아니라 자신의 입장에 서 줄 사람임을 다시금 느끼게 된다.

불안과 분노가 가득찬 학교폭력의 피해자들을 최근에도 많이 만났다.

그들에게 상담사가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을 하다가 그들의 고통을 공감하고 그들과 함께 동행을 하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바라보니 그들의 표정이 달라진다.

바로 피해자들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이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더 이상 시스템을 논하기에 앞서서 학교폭력의 피해로 신음하는 피해자들에게 약을 발라주자.

그리고 시스템의 변화 속에서 좀 더 체계적인 치료체계를 만들어 보자.

www.동행심리치료센터.kr

070 4079 69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