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칼럼

[대화소통]과도한 배려심이 소통을 방해한다!

공진수 센터장 2014. 12. 27. 20:57


- 공진수 센터장 소개 - 

​건국대학교 미래지식교육원 아동교육아카데미 놀이치료사 지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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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서 화나는 상황에 자주 접하는 한 내담자가 분노절과 관련하여 심리상담에 임했다. 심리상담이 이어지면서 느낀 것은 직장 상사와동료에 대해서 분노감정이 강하다는 것이었다. 특히 직장 상사와 동료와의 대화·소통에 있어서 어려움이 많은 내담자였다. 그러다 보니 자신을 대화·소통도 잘 못하는 사람으로 낙인 찍고, 사람 만나는 것을 두려워 하는 모습도 있었다. 그래서 그 원인을 찾아보기로 했다.


꾸준하게 이어진 심리상담 속에서 내담자는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이야기 해 주었다. 어릴 때부터 가정에서 길게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부모 때문에 말을 짧게 하는 습관이 내담자에게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길게 이야기를 할 경우. 상대방이 내담자를 좋게 보지 않거나 말 많은 사람으로 볼지도 모른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습관이 있어서 지금의 직장에서는 사무적인 대화, 단답형의 대화를 한다는 것이었다. 말이 짧은 방법과 대화가 단절되는 방법을 구사하는 것 같았다.


아울러 그 배경에는 상대방을 과도하게 배려하는 마음이 엿보였다. 그러니 대화에 대한 자신감이 내담자에게는 줄어들었다고 한다. 결국 대화·소통이 잘 안되니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그것이 누적되다 보니 가끔은 화가 폭발하여서 스스로도 자신을 통제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 발생되면 직장 상사나 동료는 내담자를 까칠한 사람, 성질이 더러운 사람처럼 낙인을 찍는 것 같아 더욱 화가 난다고 했다.


무엇이든지 과도하면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소금이 과다해도 문제이고, 설탕이 과다해도 문제이다. 감정도 마찬가지이다. 우울·불안·분노 등이 과도하면 문제가 된다. 자신을 그리고 타인을 힘들게 한다. 배려심도 그런 것 같다. 적절한 배려심은 칭찬을 받을 수 있지만, 과도한 배려심은 자신의 언행을 불편하게 만든다. 왜냐하면 자신보다 타인을 과도하게 의식하게 되면서 심리적 에너지를 소진시킬 수 있기 때문이고, 위와 같은 경우에는 오히려 대화·소통에 방해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대화·소통을 하지 않으면 자신의 마음을 타인에게 보여줄 수 없고, 타인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다. 그런데 과도한 배려심 때문에 대화·소통에 장애가 있다면, 몰라서 오해가 생길수도 있고 추측해서 곡해가 일어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들이 과도한 배려심을 가지게 될까?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이 이러한 성향을 가질 수 있다. 자존감이 낮다 보니 타인에게 의존적인 태도를 보이거나 회피하는 자세를 취할 수 있고, 대화·소통에서도 자신감이 떨어질 수 있다.


과도한 배려심을 베풀지 않으면 다른 사람에게 인정을 받지 못하거나 버림 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 그러니 과도하게 배려하고 과도하게 타인을 의식하면서 자신의 내면을 잘 보여주지 않는 것이다. 대화·소통도 할 말만 하고 들을 말만 듣는 등의 단절적·제한적 방법을 사용한다. 매우 제한적인 대화법·소통법을 사용하니 말하는 사람도 힘들고 듣는 사람도 힘들게 되는 것이다.


혹 여러분의 대화법은 어떠한가? 여러분의 소통법은 어떠한가? 왠지 딱딱하고 유연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는가? 위에 적은 것과 같은 경우는 없는가? 대화·소통이 충분치 못한 것이 결국에는 분노의 감정으로 이어지면서 분노조절에 대한 훈련까지 받아야 하는 내담자. 그래도 늦기 전에 도움의 손길을 찾아나섰다는 것은 시작이 절반이라고 절반의 성공은 거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