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칼럼

[상담칼럼]소진을 조심하라.

공진수 센터장 2015. 3. 19.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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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상담 자격증을 획득하고도 한동안 임상을 하지 않던 후배가, 심리상담 분야에서 일을 하고 싶어서 서서히 임상을 시작했다고 연락을 해 왔다. 반가운 일이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수많은 심리상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필자로서는, 후배의 용기에 대해서 격려를 보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얼마 후 풀이 죽은 목소리로 연락이 왔다. 너무나 힘들다는 것이었다. 임상을 하고 돌아오는 날이면 힘들고 지쳐서, 과연 이 일을 해야 하는지 갈등이 생긴다는 것이었다. 그렇다. 서서히 소진이 되고 있는 후배의 목소리였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무슨 일을 하든지 간에 소진이 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심리상담사도 소진이 많이 되는 직업 중의 하나이다. 일반적으로 만나는 사람들은 심리·정서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들이고, 그러다 보니 심리상담사의 에너지가 내담자에게 흘러갈 수 밖에 없으니 소진되기 쉬운 직업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내담자가 보내는 심리·정서적 전이에 대해서 적절한 역전이를 해야 하는 등의 에너지 관리를 잘 못하면, 임상 3년차 쯤에 소진이 되어서 이 직업을 포기하거나 쓰러진다고 한다.


나름대로 에너지 관리를 한다는 심리상담사가 이러니 그저 하루 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분들은 자신이 소진된지도 모르고 살아가는 경우를 자주 본다. 나는 이런 관점에서 얼마 전까지 사회적 이슈가 되었던 어린이집과 유치원 교사들에 대해서 조금 다르게 본다. 무슨 이야기냐 하면 우리는 아동에게 폭력을 행사한 교사에 대해서 해당교사의 성격이나 인성을 언급하기도 하지만 - 이 부분에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 그것보다 더욱 심각한 것은 교사들이 소진되어 있다는 것이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한 환경 속에서 생길 수 밖에 없는 스트레스와 인간관계 속에서 생길 수 밖에 없는 스트레스 속에서 소진이 되다 보면 자기통제력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그런데 교사이기 때문에 이러한 것을 인내해야 한다 혹은 참아내야 한다는 강박적 사고와 행동을 지속하다 보면, 어느 새 핵폭탄 같은 심리상태가 되어서 폭발할 것 같은 상황에 놓이게 되고, 이러한 것이 잘 해소되지 않거나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어떤 촉발제가 발생이 되면, 그 어느 사람이나 분노가 폭발할 수 있다. 그러한 과정의 대표적 사례가 바로 어린이집과 유치원 교사들의 아동학대가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한다. (이런 관점에서 CCTV가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라고 본다.)


따라서 소진을 예방하고 충전을 하는 것은 매우 필요하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개별적으로 천차만별의 방법이 있다. 어떤 이는 적절한 휴식의 차원에서 여행을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분은 교양 서적을 읽으면서 에너지를 충전하는 분도 있다. 또 어떤 이는 골방에 들어가서 충전을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분은 시장통을 가야만이 에너지가 채워지는 분도 있다. 또한 사람들과 수다를 떨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에너지를 충전하는 분도 보았다. 정말 천차만별이지만 어떠한 방법이든지 자신만의 소진 예방과 충전 방법을 가지고 있지 않은 분들이 문제다.


많은 사람들은 술을 통해서 에너지를 충전하려고 하기도 하고, 중독적 현상을 통해서 에너지를 보충하려고 하지만, 이러한 것은 별로 권하고 싶지 않다. 왜냐하면 잠시 스트레스를 회피하는 방법이지 이것은 해결방법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에너지를 충전한다는 것은 두뇌활동이 아닌 마음의 에너지를 채워야 하는 것이기에, 술과 각종 중독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만물이 소생한다는 봄. 그런데 자신만은 마음이 더욱 우울하고 불안하다면 소진된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그리고 소진된 심리적 에너지를 채우기를 원한다면 예방차원에서라도 심리상담을 받아볼 가치가 있다. 아울러 평소에도 자신의 에너지 관리를 잘 하여서 소진되지 않는 삶을 누리는 것이 좋다.


자동차 운전자도 기름이 다 소진되기 전에 주유소로 향하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