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칼럼

[상담칼럼]사람의 마음 이해하기

공진수 센터장 2015. 3. 27.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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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심리라는 것을 알기가 어려울 수도 있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의외로 쉽게 이해가 될 수도 있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어렵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왜냐하면 심리라는 것이 보이지 않고, 또 자신의 심리도 잘 모르겠는데 타인의 심리를 안다는 것은 더 어렵지 않은가 하는 선입견과 고정관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어떤 이의 직업이 심리상담사라고 하면, 다른 사람의 마음을 다 훔쳐보는 것으로 이해를 하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그러지 못한다. 다만 심리상담사이기에 좀 더 자신과 타인에 대해서 민감하고, 좀 더 자신과 타인에 대해서 집중하며, 경청하려고 하는 등의 태도와 자세를 통하여, 자신과 타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고 할까? 그래서 그것을 통한 자신과 타인에 대한 이해가 조금 더 능수능란하다고나 할까? (너무 자화자찬이 된 것 같다)


어머니와 아들 사이에 갈등이 생겼다. 너무나 갈등이 크고 그 갈등이 분노로 전환되어서 일반인들이 상상하기 힘든 상황까지 - 여기에 적기에는 부적절함 - 연출이 된 상황 속에, 위기개입상담을 하게 되었다. 아들부터 심리상담을 하고 나서 아들의 의사를 물어 어머니와 동석을 하게 되었는데, 3자가 함께 한 자리에서 어머니와 아들은 자신의 감정만을 주장할 뿐, 타인의 감정에 대해서는 전혀 집중하지도 이해하려고도 하지 않는 모습을 보았다. 결국 또 다시 폭발할 즈음에 상담사가 개입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같은 한국말을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소통이 안되고, 이렇게 대화가 안되다니 하는 생각에 안스러움도 들었지만, 어쩌면 이러한 모습이 이들만의 모습이 아니라 상당한 사람들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관계가 좋을 때야 농담도 심지어는 욕설까지도 애정과 친밀함의 상징으로 수용하지만, 조금만 예민한 관계나 불편한 관계가 되고 나면 진담도 곡해하는 현실. 너무나 안타까운 모자지간이 아닐 수 없었는데, 결국 상담 말미에 상담사가 느낀 소통과 대화에 대한 자세와 태도에 대해서 언급을 하자, '제가 그래요?' 하고 반문을 하는 모습 속에서 우리 인간의 모습을 다시금 보게 된다.


그렇다. 사람의 마음 이해하기는 자신을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하면 좀 더 단순해진다. 자신을 이해했다고 해서 모든 사람을 이해하거나 모든 사람의 마음을 이해했다고 말하기에는, 과일반화의 실수를 범할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이해하다 보면 다른 사람도 나와 비슷한 경향과 성향의 심리를 가지고 있다는 정도는 최소한 배울 수 있다. 위의 예를 들어보자.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는다고 생각할 때, 많은 사람들은 더 분노한다. 그렇다면 자신도 타인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을 경우, 타인도 화가 날 수 있다. 이 정도의 일반화는 누구나 수긍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자신이 하면 로맨스요, 타인이 하면 불륜이라는 잣대를 가지고 인간은 살아간다는 것. 그러다 보니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분노를 하지만, 타인의 이야기에 집중하지 못하는 혹은 안하는 자신의 모습에 대해서는 분노하지 않고 관대하며, 거기에 대한 이유로는 타인의 이야기는 무가치하거나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의미를 왜곡하거나 합리화의 방어기제를 사용하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모순된 모습으로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으며, 그 한계로는 자신의 문제도 제대로 해결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자기중심이 아니라 타인중심의 마음으로 눈과 귀 등 감각기관을 열어보라. 상대방의 제스처와 표현에 마음 문을 열고 집중해보라. 말 그대로 경청을 해 보라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과 수고가 없이 다른 사람과의 소통을 하겠다고 덤비는 것은, 문도 만들어 놓지 않은 집으로 사람들을 들어오라고 초대하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 들어오지 않는 사람이 문제가 아니고, 출입구를 만들지 않은 집주인의 사고와 배려가 문제가 아닐까?


상대방을 보고 답답하다고 주장하는 사람일수록 자신의 눈과 귀 등 감각기관을 닫고 사는 사람이 더욱 많다. 그래서 상대방이 열심히 외치고 부지런이 무엇인가를 보여주어도, 듣지도 보지도 못하는 일종의 장애적인 삶을 사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나서 화를 내고 그리고 나서 슬픔에 빠지며, 그리고 나서 자책을 하거나 자괴감에 빠지는 사람들.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기 시작하면 세상이 달리 보인다. 사람이 달리 보인다. 내 삶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왜냐하면 보고 듣고 깨닫지 못했기에 힘들었던 것이지, 타인이 무엇인가 보여주지 않고, 말하지 않고, 못 느끼게 해서 어려운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