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칼럼

[심리칼럼]왜 동일한 실수를 반복할까요?

공진수 센터장 2015. 9. 2.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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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을 하면서 처음으로 사귄 남자에게 데이트 폭력을 당했던 여자가 있었다. 몇 번의 데이트 폭력 끝에 그 관계를 청산했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그 다음에 사귄 남자에게서도 데이트 폭력을 당했다. 그래서 얼마 있다가 이 관계도 청산을 했다. 역시 잘한 일이다. 다시금 아는 분의 소개로 새롭게 남자를 사귀게 되었는데, 아는 분의 소개임에도 불구하고 그 남자에게서 데이트 폭력을 당했다. 결국 관계를 청산할 수 밖에 없었다.


3번 연거푸 남자를 사귀면서 데이트 폭력을 당하다 보니, 이제는 누가 남자를 소개해준다는 것에 기쁨보다는 두려움이 앞선다고 했다. 그리고 가끔은 이런 생각도 든다고 했다. '나에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하기야 3번 비슷한 성향의 남자를 그것도 연이어서 만나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드는 것도 한편으로는 이해가 된다.


심하게 말하는 사람들은 이렇게도 말할 것이다. '여자에게 문제가 많았던 모양이네'라고. 그러나 결과적인 것만 보고 사람을 판단하는 것만큼 위험한 것은 없다. 왜냐하면 관계 속에서의 문제는, 어느 한 사람이 전적으로 잘못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1대 9 혹은 2대 8과 같이 서로에게 문제점이 있었을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데이트 폭력을 대상을 달리하면서 연거푸 당했다고 해서 피해자가 문제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전혀 문제가 없다라고도 말할 수 없다. 이런 면에서 관계 속에서 발생되는 문제에 대한 원인 분석과 대처하기는 참 힘들다. 그러나 여기에서 한가지는 분명히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동일한 실수를 반복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동일한 실수를 반복하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사람 뿐만 아니라 사람이 모여사는 사회도 마찬가지다. 동일하지는 않더라도 비슷한 사건과 사고가 어느 정도 시점을 달리해서 반복적으로 발생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이를 전문용어로는 반복강박이라도 한다. 반복된 실수와 실패를 하지 않으려고 강박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그러나 반복강박으로는 반복되는 실수와 실패를 막을 수 없다.


자신과 다른 사람의 삶을 자세히 관찰해 보면, 우리는 비슷한 일들을 반복적으로 하거나 당한다. 에를 들어서 성공을 하는 사람들은 작은 성공이든 큰 성공이든 반복하는 경향이 높으며, 실패하는 사람들은 작은 실패나 큰 실패와 관계없이 실패를 반복하는 경향이 높다. 그렇다고 해서 성공하는 사람과 실패하는 사람에게 큰 능력의 차이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경향이 있는 경우가 많다. 위의 사례도 보면, 데이트 폭력을 결코 원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데이트 폭력을 반복적으로 경험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경우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첫 번째로는 깨달음이 필요하다.


무엇이 문제인지 성찰하고 그 속에서 깨달을음 얻어야 한다는 것이다. 깨달음은 아는 것과 비슷한 것 같지만 조금 다르다. 쉽게 설명하면 아는 것은 머리로 행하는 것이라면, 깨달음은 마음으로 느끼는 것이라고 할까! 왜 이런 일들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는지에 대해서 깨달아야 한다. 어떤 사람들은 폭력적인 사람들에게 끌림을 받는 사람이 있고, 어떤 사람들은 술중독에 빠진 사람들에게 끌림을 받는 사람도 보았다. 그리고 이러한 것은 그 사람의 과거 삶과 연관된 경우가 많다.


학대의 경험이나 폭력 피해의 경험 속에서 자란 사람들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따스함을 추구하면서도 겪어보지 않은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오히려 학대와 폭력의 상황을 더욱 쉽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만약에 이런 경향이 자신도 모르게 무의식 속에 있다면, 그것을 깨달아야 하고 그것을 치유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는 이상 따스함으로 다가오는 사람을 그리워하면서도 막상 그런 사람이 다가오면 '나 같은 주제에...'라는 자존감 낮고 자격지심이 가득한 자세 때문에 인연이 되지 못하거나 터프한 사람들에게 마음이 끌려서 그런 사람들만 만날수도 있다.


두 번째로는 깨달음을 위해서는 배워야 한다.

수학, 과학 등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 대한 이해, 자신에 대한 이해를 배워야 한다. 즉,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알지 못하는데 깨닫기는 더욱 어려워진다. 자신과 사람에 대한 이해가 떨어지는 사람들은 자기연민에 자주 빠진다.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막 대하면 우울해하면서 괴로워한다. 그리고 그러한 자신을 연민한다. 그러다 자신을 위로해 주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 가리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마음 문을 연다. 그런데 영원히 자신만을 위로하고 지지해 줄 사람이 얼마나 될까?


자신에게 위로를 주고 지지를 해 주는 사람 역시 비슷한 정도의 위로와 지지를 원하는데, 그러한 것을 받기만 할 뿐 베풀지 못하면 관계에는 문제가 생긴다. 즉 일방통행은 없다는 것이다. 공짜는 없다는 것이다. 관계의 문제가 발생이 되면, 다양한 어려움이 찾아올 수 있다. 서로 무시하고, 서로 비난하며, 서로 판단하고, 서로 정죄한다. 자잘못을 따지기 시작하고, 서운함과 섭섭함을 토로하다 보면, 감정이 끓고 감정이 통제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어느 날 폭발이 되면, 그것은 폭력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사람에 대해서 그리고 자신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알기 위해서는 배워야 한다. 책을 통해서 배울 수도 있고, 교육을 통해서 배울 수도 있으며, 상담 등을 통해서도 배울 수 있다. 심지어는 TV 등에 나오는 교양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배울 수 있다.


세 번째로는 배운 것을 익혀야 한다.

아무리 많은 것을 배워도 자신에게 적합하게 익히지 않으면 그것은 지식일 뿐이다. 우리는 지식을 가지고 살지만, 엄밀히 말하면 지혜를 가지고 사는 것이다. 그리고 지혜야 말로 깨달음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많은 책을 보았다고, 공부를 열심히 했다고 해서 끝이 아니라는 것이다. 배운 것을 현실에서 적용해보고 응용해보면서, 그 속에서 자신에게 적합하게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래야 위급 상황에서 아는 것이 힘이 되고 지혜가 되지 않겠는가? 그런데 배우기에만 열심히면서도 막상 현실의 벽에 맞서면 더욱 더 혼란스러운 사람들도 많다. 지식의 저주를 받은 것처럼 아는 것이 힘이 아니라, 아는 것이 병이 되는 것이다. 아는 것이 지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아는 것이 오히려 자신의 올가미가 되는 경우도 많다. 잘 몰랐다면 자존심이라도 없었을 것을 많이 알기 때문에 쉽게 자존심을 수그릴 수 없어서 오히려 괴로워하는 사람들 말이다. 아울러 아는 것이 많으니 주변 사람들의 충고와 조언에 대해서 귀를 닫아 버리는 자폐증적인 모습을 보임으로 말미암아 고립되고 소외되는 경험에 빠지는 사람들 말이다.


다시금 정리하면 동일한 실수를 반복한다면, 그 실수 속에서 깨달음을 얻도록 하고, 그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 배우고 익혀라. 그래야 동일한 실수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다. 반복적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서 아예 꿈쩍도 하지 않겠다거나 도피 및 회피하는 전략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 세상 일이 우리 뜻대로 다 되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