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연구]부부상담에 몰입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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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아동과 청소년 상담을 하면서 느낀 점은, 많은 심리적 그리고 정서적 문제들은 가족 안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과 가족의 문제는 부부의 문제부터 시작된다는 것이다. 실례로 부부 관계의 악화로 인한 우울증이 더욱 발전해서 조현증(구 정신불열증)까지 간 부부를 보기도 했고, 부모의 우울증이나 불안증 혹은 분노조절장애 등으로 인하여 자녀들도 그 성향을 학습받는 경우도 자주 보았다.

그러하니 부부 관계 특히 건강하고 행복한 부부 관계는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예비부부교육 등에 가서 만나는 예비부부들부터 만나보면, 건강하고 행복한 부부 관계에 대한 준비도 계획도 없는 경우가 많다. 그저 지금처럼 서로 이뻐해주고 사랑해주면 되지 않느냐고 하지만, 사랑과 사랑의 기술은 다르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결혼하는 예비부부와 현재 결혼생활을 하는 부부들은 너무나 많다.

모르면 용감해진다고 모르면 무엇이 잘못인지도 모르기 때문에, 정작 문제가 있고 갈등이 있어도 그것부터 인지가 되지 않고, 인정하지 않으려고 한다. 대신에 문제의 원인에 대해서는 집착과 몰입을 하면서, 상대방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상대방을 공격하는 모습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니, 어느 누구가 공격을 당하면서까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싶겠는가?

그러하니 부부의 문제는 결국 자녀의 문제로 확대가 되고, 자녀의 문제는 다시금 부모의 문제로 되돌아오게 된다. 그래서 가족치료라는 것도 있지만, 문제는 너무 오랜시간 동안 마음에 묵히고 삭힌 가족의 문제를 꺼내놓으려고 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이제와서 무슨 치료냐고반문을 하는 가족들도 한 두 가정이 아니다.

따라서 부부 관계는 매우 소중하다. 그 부부를 통해서 태어나는 자녀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니 중요하고, 영향을 받은 자녀들에게 혹시라도 심리적 그리고 정서적으로 문제가 생기게 되면, 그것을 다시금 부모들이 되돌려 받는 스트레스 요인이 되기 때문에, 혹 여러분이 갈등 속의 부부라면 부부의 문제부터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그래서 나는 다른 어떤 상담보다도 부부상담이 중요하다고 생각을 한다. 그리고 이러한 부부상담은 예비부부 시절부터 치료차원이 아닌 예방차원에서라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갈등 부부들을 만나보면, 처음에는 너무 모르고 시작하는 부부들이 많다. 그래서 자신의 부모 모습을 롤모델로 삼아서 부부 생활을 하게 된다. 그러나 남이 하는 것과 내가 직접 해보는 것에는 많은 차이점이 있다는 것을 잘 인식하지 못하고, 그동안 부모를 통해서 보고 배운 것에 익숙한 부부들이 상대방을 자신의 신념 속에 집어 넣으려고 한다.

그래서 매우 유아기적 부부들은 우리 아빠는? 우리 엄마는? 하면서 전혀 무의미한 말을 꺼내놓기도 한다. 이렇게 유아기적 사람들은 심리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미성숙하기 때문에, 배우자에 대해서도 성숙하고 헌신적인 사랑을 베풀지 못한다. 오히려 사랑을 받기만 하려고 하거나 자기가 원하는 사랑을 주지 못하는 배우자에 대해서는 비난과 무시, 공격과 복수를 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러한 것이 자라서 서서히 두 사람의 관계에는 상처가 생기고, 그것이 곪아서 아픔이 되기도 한다. 이럴 때 부부상담 등의 전문적 치료 혹은 개입이 필요한데, 내가 무엇 때문에 부부상담을 받어! 라는 정당성과 당위성 그리고 부부상담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 등으로 회피하고 도피한다. 문제를 직면하려고 하지 않고, 문제해결을 위해서 몸부림을 치는 배우자라도 있으면, 왜 자신을 죄인으로 만들거나 환자로 만드냐고 분노한다.

아파서 외치는 소리를 비난으로 듣고, 괴로워서 외치는 소리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오해한다. 오해는 오해를 낳고, 오해의 관점과 신념으로 배우자를 바라보니, 자신이 바라보고 싶은 것만 바라보면서 인지적 오류를 범하지만, 정작 자신의 그러한 모습 그리고 자신의 그러한 태도에 대해서는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이러한 모습은 자녀들에게 그대로 노출이 되고, 의식적 혹은 무의식적으로 학습이 되어 버린다. 불행을 대물림하고, 아픔을 대물림하게 된다.

따라서 부부상담은 매우 중요하다. 당장 부부를 위해서도 중요하지만, 자녀들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따라서 나는 이런 관점에서 부부상담에 몰입을 한다. 여러분의 부부 관계는 어떠한가? 건강하다고 생각하는가? 행복하다고 생각하는가? 이것을 떠나서 나름대로의 부부상을 가지고 있는가? 자녀들에게 떳떳하게 물려주고 존경받을 수 있는 부부상을 가지고 있는가? 한번쯤 생각해 볼 가치가 있는 질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