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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로서 일을 하다보면, 다양한 내담자들을 만나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내담자들이 상담사에게 원하는 것 중에는 공감과 위로 그리고 지지 등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상담사의 공감과 위로 그리고 지지가 왜곡되는 경우가 있다. 상담사가 공감과 위로 그리고 지지를 하는 목적은, 상담사를 믿고 찾아온 내담자의 조속한 문제 해결과 극복 그리고 스트레스로부터 해방되는 것인데, 내담자들은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부부상담 등을 해 보면, 부부들은 동일한 시간에 동일한 장소에서 함께 나눈 이야기에 대해서도 왜곡을 하는 경우가 있다. 상담사를 자신의 편으로 만들려고 하고, 상담사와 나눈 이야기를 자신의 논리에 적합한 것들만 선별하여 수용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다 보니 부부상담 이후 가정에 돌아가서 다시금 다툼이나 싸움이 벌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듣고 있다.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상담사는 판단자도 아니고, 어느 편에 동조하는 동조자도 아니다. 아니 아닐려고 노력을 한다. 그렇다고 실수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고의든 고의가 아니든 관계없이 실수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기본 입장은 그렇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것을 잘못 이해하는 내담자들, 특히 부부상담에 참여한 내담자들은 상담사를 가운데 두고서 밀당을 하는 모습을 보일 때도 있다. 상담사에 대한 이해, 부부상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부분이다.
개인상담이든 부부상담이든 상담을 하는 목적은 바로 자신을 좀 더 명료하게 이해하고, 상대방을 이해하기 위해서이다. 상담을 받으면서도 자학을 하거나 타인을 비난한다면, 그러한 행위는 상담의 효과를 보기에는 한계가 있는 행위이다. 물론 상담 초반에는 그동안의 아픔과 고통을 토로하며 자신을 비하할수도 있고, 타인을 비난할수도 있다. 그러나 그러한 행위만을 위해서 상담을 받는다면, 그것은 상담이 아니라 자기비하와 타인비난을 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상담은 약을 먹는 것과 비슷하다. 그런데 약을 먹으면서도 병균을 같이 먹는다면, 그리고 이러한 사람을 여러분들이 옆에서 지켜본다면,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는가? '아하 질병을 이기기 위해서 무척 노력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가? 아니면 '저 사람 왜 저러지?' 하는 생각이 드는가?
상담 역시 마찬가지이다. 상담을 통해서 다양한 욕구불만과 스트레스 그리고 그동안의 아픔과 상처에 대해서 토로할 수 있지만, 그러한 작업만 한다면 상담은 의미없는 수다보다 못한 작업이 될 것이다. 상담은 오물 덩어리의 물통을 깨끗이 청소하고, 그 속에 새로운 물을 담는 작업이다. 오물을 꺼내기 위해서는 세제를 넣어야 하고, 몇 번에 걸쳐서 흔들어야 하며, 그 후에야 깨끗한 물을 채울 수 있다. 그런데 계속 세제만 넣거나 흔들기만 한다면, 과연 언제 우리는 깨끗한 물을 물통에 담아서 돌아갈 수 있을까?
아울러 상담사의 공감과 위로 그리고 지지 뿐만 아니라 직면이 주어졌을 때, 이러한 것을 회피하거나 도피하려고 한다면, 과연 내면의 문제는 해결될까? 직면을 두려워하거나 싫어할 경우, 상담은 한계에 부딪히게 된다. 더 이상 진척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상담에 임할 경우에는 그것이 개인상담이든 부부상담이든 관계 없이, 상담을 통해서 자신을 발견하고 자신의 모습에서 변화의 필요성이 있는 것에는 변화를 해 보겠다는 기본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이러한 준비없이 자신이 듣고 싶은 것만 듣겠다고 상담에 임했다가 실망을 하게 되면, 상담센터를 순회하는 순례자가 되거나 상담을 기피하는 회피자가 될 것이다. 분명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상담을 상담으로서 그리고 미해결된 문제를 해결하는 기회로 삼기를 원하는가? 그렇다면 위의 내용을 한번쯤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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