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칼럼

[심리칼럼]데이트 폭력 사건을 접하며

공진수 센터장 2015. 12. 2.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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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을 하면서 여러 건의 데이트 폭력 행위자 혹은 피해자를 만난 경험이 있다. 사랑하는 연인 사이에서 벌어지는 데이트 폭력은 우발적으로 시작되었다가 나중에는 습관적으로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것을 간과하고 결혼을 하게 되면 그것이 가정폭력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따라서 데이트 폭력은 가볍게 넘길 사안은 아니다.


최근 보도에 의해 알게 된 사실이지만 같은 과 남여학생이 데이트 폭력으로 인하여 사회적 이슈가 되었다. 보도에 의하면 4시간이나 데이트 폭력은 지속되었다고 하는데,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에 데이트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의 일반적인 심리를 적어보고자 한다.


데이트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은 자존심은 강한데, 자존감은 낮은 모습이 있다. 자존심이 강하다는 것은 다른 말로는 열등감이 강하다는 말과 비슷하다. 열등감이 강한 사람일수록 자존심을 무척 지키고 싶어 한다. 그런데 자존심이 강하다 보면, 자존감은 낮아진다. 그래서 사소한 것에도 예민해지고, 그러한 예민함이 우리의 공격성과 만나게 되면 폭력적인 사람이 되어 버린다. 자존감이 낮다 보니 자기조절력은 약화된다. 그러니 한번 분노에 빠지면, 분노를 위한 분노, 폭력을 위한 폭력으로 빠지기 쉽다. 심지어는 분노와 폭력의 목적을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쉽게 화나 분노를 풀지 못한다. 왜냐하면 자존심 때문이다. 그래서 옆에서 말려주기를 바라고, 자기 입장에서 지지해 주기를 바라는 모습도 보인다. 자존심을 지키고 싶은 것이다.


데이트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은 자기애가 강하다. 즉 자기중심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조금이라도 섭섭하게 하면 잘 참지를 못하고, 감정을 잘 조절하지 못한다. 특히 자기애가 강한 사람들은 그것이 자존감인줄 알지만, 자기애가 강한 것과 자존감은 다르다. 자존감이 적절한 사람은 타인에 대해서도 존중감을 갖지만, 자기애가 강한 사람들은 타인들을 착취적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서 모임이 있는데 자신이 늦으면 어쩔 수 없지만, 타인이 늦으면 비난하는 모습 등이 대표적인 사례일 것이다. 자기애는 필요하다. 그러나 자기애로만 무장을 하게 되면 문제가 생긴다. 대인관계 등에서 문제가 생긴다는 뜻이다. 자기중심적인 사람을 좋아할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데이트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은 분노에 취약한 사람들이다. 분노하지 않을수는 없지만 분노를 잘 해결하는 것에는 어려움을 겪는 사람일 수 있다. 그러니 평소에는 괜찮지만 상대방에 의해서 속이 상하거나 술과 같은 것들을 마시게 되면 억압되었던 감정 특히 분노의 감정이 폭발한다. 그리고 이러한 것이 연인 사이에서 벌어지는 것이 바로 데이트 폭력이다. 특히 약자를 상대로 벌이는 데이트 폭력은 매우 위험하다. 실례로 경찰서까지 갔었던 연인을 상담했던 적도 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행위자가 피해자요, 피해자가 행위자인 경우도 많았다. 술을 먹고 처음에는 피해자였지만, 참다못해 행위를 함으로써 행위자가 되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다 보니 데이트 폭력에 대해서 단호하게 대처하지 못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행위자이자 피해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데이트 폭력이 연인 사이에서 일어났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인으로 사귀기를 원한다면, 분노조절 훈련을 위한 심리상담이나 상담치료 등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데이트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은 폭력에 대해서 관대한 신념을 가진 경우도 많았다. 이러한 것은 그동안 살아오면서 폭력에 노출된 경험이 많았던 사람들의 경우, 폭력이란 일상이라는 의식과 무의식이 있을 수 있고, 폭력적 행위 이후에는 속죄의식을 함으로써 정작 중요한 폭력에 대해서는 회피하는 모습도 보인다. 이러한 것을 폭력의 악순환이라고 하는데, 데이트 폭력 그리고 가정폭력에서 가장 많이 보여지는 현상이다. 폭력 이후 사과를 하고, 다시금 폭력적 상황을 만들어서 폭력으로 이어지는 악순환 말이다. 따라서 데이트 폭력은 가볍게 여길 사안이 아니며, 폭력 이후 행위자가 양과 같이 순한 모습을 보인다고 해서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치료가 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큰 착각이다. 속죄의식이 그 사람의 본질적인 폭력성, 공격성, 분노 등에 대한 치료에 의해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죄책감 때문에 일시적으로 일어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이 외에도 데이트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에 대한 심리는 다양하다. 따라서 이 지면을 통해서 모두 적기에는 한계가 있다. 중요한 것은 연인 사이에서 데이트 폭력이 일어났다면, 그것을 그냥 이해하고 넘어가거나 용서하고 넘어갈 것이 아니라,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그리고 더 나은 관계를 위해서 상담 혹은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가끔 보면 사랑으로 이러한 것을 극복할 수 있다고 하는 연인들도 있지만, 오히려 데이트 폭력이 사랑을 허문다는 것에 대해서 인정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결혼 후 가정폭력으로 인하여 신혼이혼으로 이어지는 부부들을 만나보면, 이미 데이트 시절부터 전조증상이 있었다는 것을 그제서야 인정하고 치료를 하거나 이혼을 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다시금 부탁 드리지만 데이트 폭력이 연인 사이에서 일어났다면, 그것은 상담과 치료를 위한 신호라는 것을 꼭 기억하기를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