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도상담칼럼

[부부연구]외도치료 - 저는 외도하지 않았거든요!

공진수 센터장 2016. 1. 11.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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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 외도로 부부가 상담에 나오게 되면, 이 때부터 부부는 밀당을 하려고 한다. 무슨 이야기냐 하면 상담사를 가운데 두고서 조종을 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행위 배우자는 행위 배우자대로, 피해 배우자는 피해 배우자대로 상담사를 자기 편으로 만들려고 하기도 하고, 자신의 입장에 대해서 공감과 지지를 해주기를 바란다.


그러나 상담사는 이러한 상황에서 어느 한 사람의 편이나 입장을 대변해 주거나 지지해 주는 존재가 아니다. 비록 배우자 외도가 벌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부부가 앞으로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지에 대한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과정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이다. 행위 배우자는 죄책감과 수치심 그리고 합리화 등등의 다양한 감정과 방어기제로 상담에 비협조적인 경우가 있고, 피해 배우자는 자신은 외도를 하지 않았다는 도덕적 우월감만을 내세우면서 고집을 부리는 경우가 있다.


그러니 목표가 보이는데도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도덕적 우월감은 매우 위험한 요소가 된다. 이미 앞의 칼럼에서 적었지만 행위적인 부분에서는 행위 배우자가 입이 열두 개라도 할 말이 없겠지만, 관계적인 부분에서는 행위 배우자도 할 말이 있는데, 피해 배우자가 도덕적 우월감만 내세워서 행위 배우자를 몰아 붙이게 되면, 행위 배우자의 치료 작업은 매우 힘들어지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것을 설명해 주어도 피해 배우자가 잘 이해를 못하는 경우도 많다. 오히려 상담사를 오해해서 행위 배우자를 두둔하거나 피해 배우자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대표적인 경우다. 상담사는 지적하고 야단치는 직업이 아니다. 간혹 직면과 훈습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것이 지적과 야단과는 조금 다른 면이 있다. 상담의 목표를 위해서 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감정적 작업이라기 보다는 치료적 작업으로 보아야 한다.


도덕적 우월감은 같은 사안을 바라볼 때 편향적으로 바라보게 한다. 나쁜 행위를 한 사람을 나쁜 사람으로 보는 단점이 있다. 나쁜 행위와 나쁜 사람을 동일시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행위와 인격을 동일 선상에 놓고 보기 때문에, 상담과 같이 인격적 작업 그리고 치료적 작업을 할 때에는 방해를 받는다.


특히 도덕적 우월감을 가진 사람들은 그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동일한 이야기를 반복하는 경향이 많다. 저는 외도하지 않았거든요! 저는 그런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면 절대로 그런 행위를 하지 않을 거에요! 저는 그동안 배우자를 위해서 열심히 살아왔다고요! 저의 배우자는 더러운 존재에요! 생각만 해도 역겨워요! 등등의 도덕적 우월감은 행위 배우자를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한다. 아울러 피해 배우자도 자신을 자학하는 표현이 된다.


왕의 부인이 왕비가 되듯이 배우자를 비난하면 당신은 그 비난한 사람의 배우자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자존감에 상처가 생기고 더욱 더 우울하게 된다. 그러니 외도치료나 외도상담을 받는 부부라면, 행위 배우자와 피해 배우자 모두 도덕적 우월감은 내려 놓자. 배우자 외도를 도덕으로 다스릴 수는 있으나, 상담과 치료에서는 도덕과 윤리는 일단 내려놓다.


의사가 살인자이든 아니든 진료하고 치료를 해 주듯이, 도덕이나 윤리가 아닌 행위와 그 행위 뒤에 있는 심리에 대해서 치료하는 것에 몰입해 보자. 그러기 위해서 상담을 신청하고 상담에 임하는 것이 아닌가? 잠시 도덕적 우월감에 빠질 수는 있지만, 그러한 유혹에 빠지지 말자. 정작 외도치료와 외도상담의 궁극적 목표를 바라보자. 그리고 재발되지 않도록 치료와 예방에 더욱 몰입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