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칼럼

[상담칼럼]극단적 선택에 대해서

공진수 센터장 2016. 1. 22.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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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로 일을 한다는 것은, 다양한 사람과 다양한 상황을 만나는 것이다. 이를 통해서 다양한 사람을 이해하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내담자의 상황과 동일하게 직면을 하게 된다. 아울러 대리 외상을 입기도 한다. 그러니 처음에는 좋은 뜻과 의지로 상담사의 길을 가려고 했던 사람들도 이런 상황을 자주 직면하게 되면, 자신감을 잃고 상담사의 길을 포기하기도 한다.


이렇게 직면하는 상황 중에는 내담자의 자살과 관련된 것도 있다. 사실 상담을 하다보면 죽고 싶다고 하는 수준을 떠나서 죽겠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러한 것이 위협이나 협박으로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죽겠다고 하는 사람에게 어떻게 죽을 것이냐고 물어보면 구체적으로 죽음의 준비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


죽음의 도구나 약물을 준비하는가 하면, 자살생각이 지나쳐서 자살시도를 위한 장소물색 등을 해 본 적이 있는 내담자들을 만나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난감하기도 하고 어떻게 이들을 도와드려야 할까? 때문에 상담 초반에는 어려움도 있었고 당황스러움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이런 내담자가 다녀가고 나면 밤잠을 설치는 경우도 많았다. 그런 가운데 가지게 되는 의문점은 사람들은 왜 자살을 할까?이다.


단순하지 않은 질문에 쉽게 답하기에는 어려운 질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담사로서 이런 질문에 대한 궁금증은 해가 거듭할수록 계속 남는다. 워낙 많이 벌어지는 자살 사건으로 사람들은 자신의 문제가 아니면 관심도 주지 않게 되었지만, 상담사로서 이런 부분에 대한 관심은 강한 편이다.


그래서 여러 권의 자살 관련 서적도 읽어보고 했지만, 사람의 일이라는 것이 워낙 다양한 상황이기 때문에 딱 이것이다 말 못하는 상황도 많다는 것을 많이 느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씩 만나게 되는 자살시도자 혹은 자살생각이 가득한 사람들을 보면서, 오죽하면 자살을 생각할까? 하는 동정심도 생기고, 꼭 자살 밖에는 다른 방법이 없는 것일까? 하는 의문점이 생기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만났었던 자살시도자들은 억울한 감정 때문에 자살시도를 한 경우가 많았다. 배우자나 가족들에게 오해를 받거나 사회로부터 억울한 일을 당하고서는 그것을 해결하지 못해서 죽음을 선택하려고 했던 사람들이 있었다. 경우에 따라서는 분노나 불안 그리고 우울과 같은 신경증이나 정신증 때문에, 잠시 판단을 잘하지 못하거나 부적감정 때문에 죽음을 선택하려고 했던 사람들도 있었다.


다행히 자살시도 전이나 자살시도 이후에 즉시 발견이 되어서 목숨을 건진 사람들도 많이 있지만, 그런 과정 속에서 자살시도자가 재차 자살을 시도할 것 같아서 심리상담이나 심리치료 등을 강력하게 권유하거나 받도록 한 경우도 있다. 이런 사람들 중에는 마음의 상처를 치료하고, 삶에 대한 의지와 의미를 다시 찾은 후에는 다시금 용기를 내서 사는 사람들도 있었고, 아직 완전한 치료가 되지 못해서 은둔형 외톨이나 기타 등등으로 모습 속에 있는 사람들도 있다.


최근에도 내담자 한 분이 자살시도를 했다. 상담을 진행했던 상담사로서 마음이 무겁기도 하고 아프기도 하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리고 얼마나 억울했으면 자살을 시도했을까? 하는 마음에 마음이 무겁고 힘들다. 그러나 상담사로서 이러한 상황을 함께 아파하면서도 일어나야 한다는 것은, 일반인들이 상담사가 고상한 직업인 것처럼 느끼는 것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자살! 이제는 너무나 흔해 버려서 놀라지도 않을 정도가 되어 버린 우리 사회. 가족이 해체되고 사람들은 자신의 문제가 아니면 눈길도 관심도 주지 않는 것 같다. 우리가 자살에 대해서 너무 무감각해진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이번 기회에 자살에 대해서 더욱 공부해야겠다는 생각과 동기부여가 생긴다. 그러면서 바라기는 이런 공부를 하지 않아도 될 세상은 불가능한 것인지 스스로 물어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