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상담칼럼

[가족연구]걱정만 하는 부모들

공진수 센터장 2016. 12. 19.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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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밤 늦은 시간에 어떤 어머니가 센터를 찾아 오셨다. 근무시간이 다 끝난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지나가다가 간판을 보고 들어왔다는 어머니의 이야기는, 30대 자녀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 내용은 자녀가 은둔형 외톨이와 같은 증상을 보이는데, 걱정이 되어서 찾아 왔다는 것이다. 약 30여분간 이야기를 나누고 헤어지면서, 자녀를 잘 설득하여서 센터를 방문해 달라고 했다.


이런 사례들은 수시로 만나게 되는 사례들이다. 자녀의 우울증, 자녀의 중독증상, 자녀의 대인기피, 자녀의 은둔형 외톨이, 자녀의 왕따 문제, 자녀의 학교폭력 등등의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는 많은 부모들이 센터의 도움을 받기 위해서 찾아오거나 전화를 하신다. 그러나 이런 분들 중에 정말로 자녀를 센터로 데리고 나오는 부모들은 매우 적다. 일단 자녀의 저항 때문이기도 하지만, 다른 면에서는 부모가 한 목소리를 내지 않아서 벌어지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서 어머니는 자녀 걱정을 많이 하는데, 아버지는 태연하게 문제의 심각성을 모르는 경우이다. 아니면 그 반대의 경우이다. 그러다 보니 자녀의 문제가 부부의 문제로 확대되면서, 서로 갈등이 생기고 피곤해지니 그냥 넘어가게 되는 것이다. 그러는 사이 자녀의 병은 더욱 깊어지고, 그 병을 유지한지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치료의 시간도 많이 걸리게 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부모가 한 목소리를 내어도 자녀를 센터 등으로 데려오지 않는 경우도 많다. 부모의 자존감이 낮거나 부모가 센터 방문에 대해서 더 두려워서 자녀를 데리고 오지 못하는 것이다. 여기에 자녀 때문에 듣기 싫은 이야기를 듣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센터 등을 방문하는 것에 대해서 거부감을 가지는 경우도 많다. 이런 경우, 걱정만 하는 부모의 모습을 보는 것이다.


빨리 개입하고, 빨리 치료하면, 적은 비용에 효과도 보고 극복도 할 수 있는데, 그렇지 않고 걱정만 할 뿐 자녀를 설득하거나 자녀를 케어하지 않음으로 인하여, 나중에는 자녀를 모시고 사는 부모들을 보면 안타까울 때가 많다. 더군다나 부모가 자녀를 영원히 데리고 살 수도 없는 상황에서, 자녀가 독립과 자립을 하지 못한다면, 부모들의 근심, 걱정, 염려와 함께 스트레스를 하늘을 찌를 듯이 강하다. 여기에 자녀의 모습을 보고 가지게 되는 부모의 자괴감은, 부모의 자존감이 낮아지는 변수가 아니라 상수가 된다.


그러니 자녀가 대인관계, 사회생활이나 직장생활을 잘 하지 못하고, 은둔형 외톨이나 중독적 증상 - 특히 게임중독 - 그리고 독립과 자립을 잘 하지 못한다면, 이러한 상황을 숨길 것이 아니라 빨리 치료를 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다. 이 글을 쓰면서 처음에 적었던 간단한 사례의 가정도, 자녀의 상태를 방치함으로써 더욱 어려움을 겪게 된 가정 중의 하나이다.


이제는 걱정만 하는 부모들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시간이 지나면 극복하겠지' 하고 넘길 것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도 극복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위험성도 함께 생각하고, 이 상황에서 가장 현명한 판단과 선택이 무엇인지 전문가와 상의하고, 길이 있다면 그 길을 걸어가는 부모가 되기를 기원한다.


걱정만 해서 문제를 풀 수 있었다면, 이 세상 사람들은 걱정만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걱정만 해서 해결되는 문제는 거의 없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시도하고, 그 속에서 문제의 해결점을 찾거나 길을 찾은 경우가 훨씬 많다. 부디 이러한 점을 잘 인지하시고, 자녀들을 적정한 길로 잘 인도하는 부모들이 되시길.....


당신이 아픈 것은 상처 때문이 아니고, 치료를 받지 않아서이다. - 공진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