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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에 대한 호감, 친밀감 그리고 신뢰감이 가득한 가운데 부부의 인연을 맺은 부부가 살다 보면 이런 저런 위기에 봉착하게 되는데, 그 이유에 대해서 부부상담 중 물어보면 성격차이니, 자녀양육의 차이라느니, 시댁 혹은 처가와의 갈등이라느니, 배우자 외도 때문이라느니 혹은 가정폭력 때문이라느니 등등 다양한 이유를 댄다.
그러나 실제로 부부가 위기에 빠지는 이유는 다른 곳에 있다. 그것은 바로 위기 관리 능력이 없다는 것. 많은 남녀는 서로에 대한 호감, 친밀감 그리고 신뢰감이 거의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결혼이라는 선택을 한다. 그런데 문제는 결혼 이후이다. 이렇게 최고조의 호감, 친밀감 그리고 신뢰감을 계속 유지해야 하는데, 이러한 것에 대한 대비와 함께 방법을 모르면서 그저 열심히 살아간다.
그런 과정 속에는 서로에 대한 상처와 아픔을 주기도 하고, 다양한 위기 앞에서 그럭 저럭 살아가게 된다. 그러다 결정적인 위기가 다가오면 많은 부부들은 당황하기 시작한다. 그래서 이러한 위기를 타개하고자 원가족에게 의지하기도 하고, 배우자를 비난하기도 하면서 자기방어에 나서기도 한다.
그러다 한계에 직면하면, 이혼이라는 카드를 꺼내거나 결혼생활을 유지하면서도 수많은 갈등을 이어가게 된다. 바로 위기 관리 능력의 부족이 가져오는 부정적 효과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부부들은 성격이 달라서 그렇다느니, 저런 사람인 줄 미쳐 몰랐다느니 하면서 비본질적인 이유를 대기 시작한다.
사실 성격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부부는 결혼 전부터 이미 성격이 서로 달랐다. 그것이 좋았든 안 좋았든 관계 없이 말이다. 살다 보니 갑자기 성격이 달라진 것이 아니라, 출발선에서부터 이미 달랐다는 것이다. 그러나 출발선에서는 별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은, 서로에 대한 호감, 친밀감 그리고 신뢰감 등이 최고조에 있었기 때문에, 서로 다른 성격이 문제화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니 부부간의 문제와 갈등이 벌어지고 나서 성격을 운운하는 것은 뭔지 모르게 부적절하게 느껴진다. 이미 출발선부터 달랐던 성격을 이제와서 언급하는 것이 바로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좀 더 본질적인 부분을 이야기한다면, 부부의 문제 해결 능력, 위기 관리 능력의 부족이 부부가 문제 앞에서 위기에 빠지는 주 원인이 된다.
따라서 부부상담을 받는다는 것은 바로 위기 관리 능력을 향상시키는 작업이다. 이를 위해서는 모르는 것은 배우고 익혀야 한다. 그래서 예약없이 찾아오는 부부 사이의 위기에 잘 대처하는 법을 알아야 한다. 이러한 것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부부들은, 위기가 찾아오지 않았을 경우에는 별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혼란 속으로 빠질 수 밖에 없고 그 결과 위기에 빠질 수 밖에 없다.
다시금 이야기 하지만 부부의 갈등, 문제 그리고 위기는 본질적으로 문제 해결 능력, 위기 관리 능력을 키우지 못한 데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 아울러 이러한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는 부부라면, 더 이상 주저할 것이 아니라 전문가 상담 등을 통해서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당신이 아픈 것은 상처 때문이 아니고, 치료를 받지 않아서이다. - 공진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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