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상담칼럼

[부부연구]선택결정장애 부부

공진수 센터장 2017. 4. 7.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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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아가다 보면, 수많은 선택과 결정과 직면해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선택과 결정 앞에서 머뭇거리거나 선택과 결정을 잘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일명 선택결정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러한 사람들이 부부가 되면, 부부 사이에 수많은 문제와 갈등을 만들어 낸다.


실제로 상담현장에서 만나는 부부들 중에는 선택결정장애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자녀들까지 혼란스럽게 만들고, 모든 가족구성원들이 어려움을 겪는다. 그럼 왜 이렇게 선택과 결정 앞에서 직면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부부 혹은 부모가 생기게 될까?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배경도 있다.


선택과 결정을 한다는 것은, 거기에 따른 책임을 진다는 것과 맞닿아 있다. 예를 들어서 점심식사 시간에 어떤 분이 주도가 되어서 어떤 음식점을 선택했다고 하자. 문제는 음식의 맛이나 서비스의 질 등에서 문제가 생겼을 경우, 그 음식점을 선택한 사람은 참 무안할 것이다. 그러다 보면 음식점 선택에서 뒤로 물러나는 사람들은,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하는 성향 때문에, 선택과 결정 앞에서 직면을 회피하게 된다.


그런데 음식점이야 돈이 아까울 뿐이다. 만약 한 사람의 인생이 걸렸다면 어떻게 될까? 예를 들어서 아이들의 인생이 걸린 문제인데, 부모가 선택결정장애에 빠져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면, 당사자인 아이들은 혼란스러울 뿐 아니라, 부모들은 자녀의 인생을 제대로 인도해 주는 것이 아니라, 더욱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이러한 일들이 자주 일어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부부가 상담치료 현장에 나오게 되면, 상담사나 치료사에게 의존하게 된다. 상담사나 치료사가 준 코칭에 대해서 무분별하게 수용을 하다가 문제가 꼬이게 되면, 그 책임을 상담사나 치료사에게 돌리기도 한다. 또한 상담치료를 통해서 자신의 선택결정장애를 고치려는 것보다는 상담사나 치료사의 조언대로 선택하고 결정하려고 나오는 경우도 있다.


결국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았을 경우, 부부는 갈등을 하게 된다. '너 때문이야?', '너가 도와주지 않아서...', '너 말대로 했는데 이게 뭐냐?' 등등의 투사적 비난을 하기 시작한다. 그러면 비난을 받은 사람들은 다음에는 책임추궁을 당하는 선택과 결정을 하지 않겠다면서, 정작 중요한 선택과 결정 앞에서 방관자, 비협조자, 방해자 등의 역할을 하게 된다.


혹 당신의 부부가 이런 모습은 아닌가? 선택결정장애를 겪는 사람들은 선택과 결정을 해 본 경험이 적거나 선택과 결정 후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에 많이 직면했던 사람들일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이들에게는 그와 같은 경험 속에서 남모를 상처와 아픔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서 자율성과 주도성을 발휘해야 할 때 부모가 다 해 주어서 좌절감을 주었거나 반대로 선택과 결정 후 좋지 않은 결과와 직면 후 비난, 타박, 비아냥, 조롱 등의 상처와 아픔 말이다.


혹 당신의 부부가 선택결정장애의 모습을 보인다면, 부부상담 등을 통해서 상담치료를 받으라. 이것을 통해서 부부의 갈등도 줄이고, 자녀들에게 혼란도 줄일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당신이 아픈 것은 상처 때문이 아니고, 치료를 받지 않아서이다. - 공진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