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독서

[서평]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

공진수 센터장 2017. 11. 16.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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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아들 그리고 믿었던 아들이 학우들과 선생님을 죽이거나 부상을 입히고 자살을 했다면...


그리고 이 가해자의 부모가 나라면 아니 당신이라면...


이 책의 내용은 실화가 배경이다. 1999년 4월 20일 미국의 콜럼바인고등학교. 두 명의 학생이 학생 열두 명과 교사 한 명을 살해하고, 스물네 명에게 부상을 입힌 최악의 학교 총기 난사 사건.


세상은 이런 일이 일어나면 그동안 있었던 이야기, 없었던 이야기를 퍼 나르기 시작하고, 가해자의 부모, 형제, 친척, 지인 등은 이 세상에 존재하면 안될 정도의 비난과 협박의 소용돌이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래서 그런지 이런 사건의 가해자 혹은 가해자 부모들이 글로 사건과 자신들의 감정에 대해서 적은 책들을 만나보기 힘든 것 같다. 조용히 살아도 가만히 두지 않는 세상인데, 이렇게 책을 써서 세상에 무엇인가를 외쳤을 때, 그 반향이 몰고올 후폭풍 때문에 그들과 관련된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를, 그들의 입장에서 쓴 이야기와 접하는 것은 어려운 일인지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해자 중 한 명이었던 딜런의 어머니 수 클리볼드는 사건 후 16년의 시간을 보내면서 살인-자살로 생을 마감한 아들과 이 사건에 대해서 이해를 하려고 노력하며 이 책을 쓰게 된다. 피해자 가족들이나 제3자의 입장에서는 또 다시 상처를 받거나 공격의 빌미가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건 이후 저자와 가족들 그리고 지인들이 겪는 일들과 감정들에 대해서 비교적 객관적으로 상황을 설명하면서도, 이 사건의 본질에 대해서 접근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가득한 글이 책 곳곳에 스며 들어가 있다.


아울러 이 사건을 계기로 자녀 양육에 대해서 그리고 자살에 대해서 새로운 시각을 갖은 저자는 자신을 비난하는 것이 아닌 자신을 발견하는 내용이 가득하다. 또한 이러한 사건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책을 쓴 것 같다. 아마도 글을 쓰면서 자기변명이나 자기합리화가 되지 않도록 부단히도 글의 내용을 살피고 또 살폈을 것 같다. 그런 가운데 저자는 이 책과 함께 스스로를 치료한 것 같은 느낌도 받는다.


이 책은 저자가 그동안 가해자의 부모로서 당했던 것들에 대한 한이나 분은 거의 없다. 어찌보면 너무 없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의아할 정도이다. 거기에는 아들의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새로운 발견을 하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즉 왜?가 아니라 어떻게?라고 묻는 질문에서 답을 찾았다고나 할까?


우리나라에는 생소하지만 그래서 언론의 보도로 접하는 외국의 학교 총기 난사 사건. 그리고 이 사건 뒤에는 살인-자살이라는 궁금증. 또한 아동이나 청소년들의 우울은 성인과 다르게 포장된다는 것에 대한 경각심. 아울러 부모나 전문가들까지도 자녀나 아동 그리고 청소년에 대해서 보고 싶은 것만 볼 수 있다는 위험성 등등 다양한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를 전해 준다.


이런 면에서 부모라면 이 책을 차근히 읽어 볼 가치가 있다. 심지어 자녀를 나름 철학과 가치관을 가지고서 잘 양육한다고 믿는 부모들에게도 이 책은 참고해 보면 좋을 책이다.


당신이 아픈 것은 상처 때문이 아니고, 치료를 받지 않아서이다. - 공진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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