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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로 일을 한다는 것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기도 하지만, 엄청난 독서량을 감당해야 하는 일이다. 최근에는 스캇 펙(정신과 의사)의 책을 읽다 보니, 정신과 의사로서 쓴 소설이 있다고 해서 책구입을 하려고 했는데 이미 품절상태였다. 그래도 시대가 좋아져서 인터넷 중고책 서점을 뒤져 보니, 다행히도 쉽게 구할 수 있는 책이어서 구입을 했다.
막상 나에게 책이 도착하여 보니, 600쪽이나 되는 엄청난 양의 단편소설. 그런데 한글 제목 아래에 적인 영문 소제목이 눈에 들어온다. 미스테리와 구속을 위한 소설. 스캇 펙에 대해서 다양한 평가가 있기에 - 예를 들면 뉴에이지이다 아니다 등등 - 그리고 다른 책을 볼 때에도 신앙인이다 아니다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일단 심리적으로 이 소설을 읽어보기로 했다. 그것이 나의 직업상 도움이 될 것 같기도 했다.
처음에는 이미 적은대로 정신과 의사는 어떻게 소설을 쓸까? 하는 궁금증으로 이 책을 손에 잡았지만, 막상 한 장 한 장 읽어 가는데에는 엄청난 인내와 집중력이 필요한 책이 바로 이 책이었다. 이런 점에서 책 읽기를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는 몇 장 읽다가 구석에 던져 버릴 책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필요에 의해서 책을 잡았으니 끝을 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 조금 인텐시브하게 책을 읽어 보기로 했다. 그렇지 않으면 책의 구조나 내용을 파악하기에 어려울 수 있어서...
소설의 등장하는 시점과 장소는 매우 단순하다. 목차에도 나오듯이 2월 12일부터 4월 4일까지의 시점이 소설에 나온다. 아울러 장소는 윌로 글렌이라는 간호요양원. 여기에는 나이 드신 분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장애를 가진 사람들까지 다양한 환자가 있는 곳이다. 아울러 원장을 비롯하여 간호사 그리고 조무사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근무하는 곳.
다양한 사람들이 머물다 보니, 소설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각자 개성이 다르고, 이 곳에 오게 된 배경이 다르고, 취향이 다르다. 그 중에 단연 드러나는 사람은 헤더 바스텐이라는 간호사. 모든 환자들의 사랑을 받는 간호사이다. 심지어 임종을 앞둔 사람들까지도 그녀의 품 안에서 임종하기를 바랄 정도의 간호사. 그러나 그녀에게도 아픔과 상처가 있으니, 그것은 바로 어머니를 통한 아픔과 상처요, 남자 친구를 통한 아픔과 상처이다. (데이트 폭력)
아울러 많은 환자 중에서도 헤더 바스텐과 깊은 애착관계가 형성되는 스티븐 솔라리스. 그는 지적장애인으로 나오며, 누워 지내야 하는 환자로서, 의사소통은 문자판을 두드려서 해야 하는 환자. 그리고 그를 이 간호요양원에 들어올 수 있도록 도와준 정신과 의사 콜리츠 박사. 이는 데이트 폭력으로 고통을 받고 원인은 찾고 있는 헤더 바스텐의 주치의이기도 하다.
평범하게 흘러가던 소설은, 이 지역에 수사반장으로 오는 패트리의 등장과 함께 조금씩 얽히고 설키게 된다. 그리고 벌어지는 스티븐 솔라리스의 타살. 많은 사람들이 이 사건의 용의자로 의심받게 된다. 그 중의 헤더 바스텐은 단연 1순위. 그리고 그녀에 대해서 가혹하게 의심하는 패트리 수사반장. (소설 속에서는 그가 왜 그랬는지가 반전처럼 등장한다) 그런데 사건의 결말은 의외의 인물이 범인으로 지목이 되는데, 그녀가 바로 레이첼 스팀슨. 소설에서는 증오가 가득한 존재로 등장을 한다.
결국 스티븐 솔라리스의 살해 용의자로 몰린 레이첼 스팀슨과 명예와 체면을 중요시 여기는 그의 남편 허버트 스팀슨. 그는 아내가 윌로 글렌 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라는 사실을 패트리 수사반장을 통해서 알게 되고, 그 다음 날 사고사인지 자살인지 잘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목숨을 잃는다. 그리고 그의 아내 레이첼 스팀슨 역시 윌로 글렌에서 생을 마친다.
이런 복잡한 상황 속에서 헤더 바스텐과 패트리 수사반장은, 이번 사건을 겪으면서 자신을 분석하게 된다. 그리고 소설의 후반으로 갈수록 윌로 글렌에 수용된 환자들까지도 서서히 자신에 대해서 깨닫게 되는 과정이 그려진 소설. 약간은 인위적인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아마도 저자는 결정적 사건을 통해서 - 여기에서는 살인사건 -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성찰하고 그 속에서 깨달아 가는 삶을 그리고 싶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이러한 포맷 속에서 콜리츠 박사는, 바로 저자 자신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마 나의 글을 읽고 '어 이거 재미있는 소설 같은데...' 하고 책을 구입하실 분들도 있을 것이다. 만약 그런 분들이 있으시다면, 이 소설을 읽어가는 동안 여기에 등장하는 사람들 중에 자신과 동일시 하는 경우가 발생될 것이다. 예를 들어서 데이트 폭력을 당하는 헤더 바스텐과 같은 사람이 당신일 수 있고, 어린 시절 어머니로부터 받은 아픔과 상처를 다른 사람에게 투사하는 패트리 수사반장과 같은 사람이 당신일 수도 있다.
어찌 보면 소설 속에서 동일시 하는 경우가 발생되는 것은 지극히 정상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공감과 함께 카타르시스를 얻고, 자신의 모습을 좀 더 명료하게 바라볼 수 있다면, 이 소설은 당신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아울러 이 소설에 나오는 중간 중간의 상담상황이 바로 여러분들이 실제 상담치료 현장에서 겪을 수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이 된다.
다시금 이야기하지만 600쪽의 소설을 읽어낸다는 것은 매우 지루한 작업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소설을 끈기와 인내로 읽어내면서 자신을 비추어 보는 거울로 삼는다면, 당신은 성취감과 함께 변화의 첫 단추를 낄 수도 있다고 본다. 우리는 모두 창가의 침대를 선호하는지 모른다. 밖을 볼 수 있는 창가의 침대를.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당신의 내면을 볼 수 있는 창가의 침대를 가진 사람들은 더욱 성숙해질 것이다.
당신이 아픈 것은 상처 때문이 아니고, 치료를 받지 않아서이다. - 공진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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