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칼럼

[심리칼럼]혼밥 트라우마와 인지부조화

공진수 센터장 2017. 12. 19.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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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을 공부할 필요도 없이 오늘날의 정치를 보면, 온갖 심리적 현상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대통령의 중국 방문시 혼밥 논쟁이다. 언제부턴가 우리는 혼밥, 혼술이란 단어를 사용하게 되었다. 그리고 혼밥이나 혼술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부정적 의미가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예를 들어서 혼밥이나 혼술을 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사회성이 떨어지거나 인간관계가 좁아서 오죽하면 혼자서 밥과 술을 먹고 마실까 하는 등등의 부정적 의미 말이다.


이번 대통령의 중국 방문시 몇몇 참모들과 아침 식사를 한 것에 대해서도 긍정적 의미보다는 부정적 의미를 두는 사람들도 있다. 예를 들어서 중국으로부터 홀대를 받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이런 현상을 보면서 떠오르는 단어가 바로 인지부조화라는 단어이다. 인지부조화라는 단어를 설명하기에 앞서서 인지부조화의 대표적인 단어를 뽑으라면, 그것은 바로 내로남불이 아닐까 생각을 한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란 말이 인지부조화의 대표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사실 다른 나라의 지도자들도 국빈이든 아니든 외국을 방문해서 초청국의 지도자 혹은 고위 관료 없이 식사를 하는 경우는 자주 있는 모습이다. 이것이 연출이었든, 기획이었든 아니면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든 관계 없이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것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해석하느냐에서는 차이가 날 수 있다.


이런 면에서 다른 나라의 대통령이나 수상들이 서민적인 행보를 하면서 혼밥을 하는 경우, 우리나라의 많은 언론들은 적어도 비난을 하거나 부정적으로 다가가지는 않았다. 그런데 최근 대통령의 중국 방문시 혼밥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해석을 하고, 혼밥에 대한 왜곡된 시선을 가지게 만드는 사람들도 있다. 아쉬운 것은 인지부조화에 빠졌다는 것을 알면서 그러는 것인지, 아니면 몰라서 그러는 것인지 혼란스럽다.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혼밥 트라우마가 있다. 점심이나 저녁 등을 혼자서 식당에 들어가서 밥을 먹는다는 것에 대해서 스스로 위축되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이러한 혼밥 트라우마 중에는 중학교 혹은 고등학교 시절, 왕따 등으로 인하여 혼밥을 해야 했던 경우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혼밥 트라우마는 매우 강하다. 그래서 혼자 밥을 먹어야 할 상황과 직면하게 되면, 왠지 용기도 생기지 않고, 혼자 밥을 먹으면서도 남을 의식하기도 한다.


이미 위에서 적은 것처럼 혼밥하는 사람의 사회성, 대인관계 등등에서 문제가 있는 사람이 아닐까 하는 낙인효과를 두려워 하는 것이다. 사실은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임의적 추론임에도 불구하고, 당사자는 다른 사람을 의식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식사를 하게 될 경우에는 누군가를 불려내야 할 것 같은 강박적 사고에 빠지기도 한다. 바로 혼밥 트라우마에 빠지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혼밥 논쟁을 홀대니, 외톨이니, 사회성이 어떠니, 대인관계가 어떠니 등으로 주장하는 사람들은 혼밥 트라우마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자신의 혼밥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할 경우, 다른 사람의 혼밥을 비난하면서 자신의 모습을 감추고자 하는 방어적 자세와 태도라고 할까? 즉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서 대상으로는 다른 사람을 대상으로 삼는 기묘한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내로남불과 같은 인지부조화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본질인지는 알 수 없으나, 과도하게 이 논쟁에 빠져 있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보면서 몇 자 적어 보았다.


당신이 아픈 것은 상처 때문이 아니고, 치료를 받지 않아서이다. - 공진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