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칼럼

[심리칼럼]지식을 쌓는다고 치료가 되는 것은 아니다.

공진수 센터장 2018. 2. 26.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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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적 어려움에 빠진 분들이 지식 쌓기 행위에 몰이하는 경우가 많다. 모르는 것보다 아는 것이 힘이 될 수 있으나, 지식을 쌓는다고 치료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은 진정 모른 채, 수많은 심리서적 그리고 인문학 서적을 읽으면 심리적 증상이 완화될 것이라고 믿는 오류에 빠지는 경우를 자주 본다. 그래서 오늘은 이 이야기를 하고 싶다.


심리적 어려움을 극복하려면, 일단 지식이 필요하다. 그러나 지식만을 가졌다고 해서 심리적 어려움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엄밀히 말하면 지식이 지혜로 바뀌어지지 않는 이상, 아는 지식으로 인한 좌절감 그리고 자괴감에 빠질 가능성이 더 높다. 머리로는 이해가 되는데, 삶은 머리의 수준을 따라오지 못하는 것 때문에 생기는 좌절감 그리고 자괴감에 빠지는 것이다.


예를 들어 볼까?


자존감에 대한 책을 읽었다고 하자. 그럼 자존감이 올라가느냐? 아닌 경우도 많다. 머리로는 다 이해를 한 것 같은데, 막상 현실의 자존감은 그대로거나 책을 보면서 더 자존감이 낮아지는 경우도 있다. 바로 지식이 지혜가 되지 못한 오류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을 다른 말로 표현하면, 지식과 지성이 다른 것과 비슷하다.


그럼 지식보다 지혜가 필요하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


심리서적 혹은 인문학 서적을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목적이 지식을 쌓는 것이 아니라, 깨달음을 얻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깨달음이라고 하는 것은 많이 배웠냐 혹은 아니냐로 판단할 수 있지 않고, 자신에 대한 깊은 성찰이 있을 때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이러한 깊은 성찰을 위해서 필요한 것이 바로 지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 지식은 수단과 방법이지, 목표와 목적이 될 수 없다. 수많은 책을 본다고 해서 지식은 쌓일지 모르나, 그 지식으로 자신을 성찰하지 않으면 지식은 지혜가 되지 않는다.


아울러 지식이 지혜가 되려면 직면이 필요하다. 직면이란 다른 말로는 노출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서 불안증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분들은, 자신의 삶을 돌아보면 반드시 회피하는 증상이 있다.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서 회피하는 것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회피하던 것과 직면하게 되면 다시금 불안이 생기는 악순환에 빠진다. 그러다 보니 불안을 잠재는 법과 같은 책을 보고, 이론 공부만 열심히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론 공부 후에는 반드시 실습이 필요한 것이 바로 우리의 삶이다. 그런데 이러한 실습을 회피한다면 그리고 실습의 직면을 두려워한다면, 당신이 쌓은 이론은 그저 좋은 이야기일 뿐이다. 당신의 증상을 완화하고 치료하는데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지식을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지식으로 현실과 현장에서 직면하는 것은 더 중요하다.


이를 통해서 불안이 점점 사라지는 체험을 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좋은 이론도 그저 이론 수준에 머물 것이고, 당신의 삶과 심리에는 큰 영향력을 미치지 못하게 된다. 그러니 지금 이 순간에도 지식 쌓기에 몰입하여 심리적 증상을 치료하기 원하는 분들은 직면이 필요함을 알고 깨달아야 한다. 그리고 깨달았다면 회피가 아닌 직면을 해야 한다.


상담치료도 엄밀히 말하면, 직면의 시간 그리고 노출의 시간이다. 당신의 긍정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당신의 부정적인 부분까지 그리고 당신의 장점뿐만 아니라 당신의 단점까지도 직면하고 노출하는 시간이라는 것이다. 이를 회피한다면 머리로는 치료를 원하지만, 실제의 삶은 치료와는 반대 방향으로 달려가는 모순된 삶을 살 것이다.


부디 참고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