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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전반기를 보내며 몇 가지 계획을 세웠다. 그 중의 하나가 책을 한 권 쓰자는 것이었다. 초고는 계획대로 5월 말까지 썼다. 그리고 출판사에 보냈다. 이어서 시작된 수정작업. 다시금 내가 쓴 글을 읽어 보았다. 그리고 그 속에서 발견한 나의 글쓰는 모습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먼저 수많은 비문들이 숨어 있는 문장들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지식인의 저주'처럼, 나는 알고 쓰는 글이기에, 누구나 다 이해할 것 같다고 열심히 썼다. 그런데 막상 다른 사람의 글이라고 생각하며, 다시금 읽어보니 말이 안되는 경우가 많다. 집중과 몰입이 주는 역효과 같다.
아울러 잠시 외국물을 먹어서 그런지, 수동태적인 표현이 많다. 능동태로 써도 될 글을, 나 자신도 모르게, 즉, 무의식적으로 수동태로 쓰고 있는 문장이 많다. 또한 나 자신이 의식하지 못하고 사용하는 문투도 수두룩하다. 간단명료하게 쓰면 될 것을, 이리저리 꼬아 놓는 글이다.
단문으로 연결해도 될 것을, 중문과 복문으로 연결한 경우도 많다. 그동안 졸작으로 몇 권의 책을 썼지만, 이제서야 이 부분이 눈에 들어온다. 아마 편집인이 보완, 수정을 요구한 것이 이런 이유구나! 하는 느낌과 생각이 인식된다. 이런 것을 인지하고 나니, 글쓰기가 조금 부담스러워진다.
책을 쓴다는 것은, 모든 사람의 로망이다. 자서전, 수필, 소설 등등 내 주변 사람들도 책을 써보려고 한다. 그런데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한다. 아마 책 한 권을 만드는 분량에 대한 부담일 수도 있고, 혹 내가 쓴 책을 누군가 보고 부정적 피드백이 생기면 어쩌나 하는 부담일 수도 있다.
그런데 나는 이제 다른 고민에 빠지게 된다. 어떻게 하면 독자들에게 공감을 줄 수 있을까? 그리고 독자 입장에서 글을 쓸 수 있을까? 등과 같은 고민이 생긴다. 또한, 명료한 글, 단순한 글을 쓰고 싶다는 욕망이 생긴다. 이런 가운데 잠시 생각한다. 고민은 생각하게 만들고, 생각은 쓰게 만들며, 쓴 것에 대해서는 고치면 된다는 생각이다.
다시금 편집작업에 들어간 새 책이, 이번 가을에 하나의 열매로 나오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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