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독서

[심상독서]8월의 태양

공진수 센터장 2021. 7. 16.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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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윤제의 3번째 장편소설 '8월의 태양'은 일명 '성장소설'이다. 이 소설의 배경에는 포경산업이 번성했던 동해안의 강주란 가상의 장소가 나오고, 그곳에서 자라는 청소년 5명이 등장하며, 그 중에 주인공인 동현이를 중심으로 이어지는 성장과 변화, 그리고 가족사가 얽히고 설킨 소설이다.

 

이 소설은 어선침몰사고로 세상을 떠난 동현의 아버지(선장)와 선원들의 위령제부터 시작을 한다. 그리고 위령제가 벌어지는 날 감옥에서 나온 강태호란 사람의 등장으로 이 소설을 시작이 된다. 아버지를 잃었을 당시 동현의 나이는 12살, 이제 초등학교를 마칠 나이에 아버지를 잃고 살아가는 가운데, 사귀게 되는 5명의 친구들. 그들 각자에게도 각각 삶의 역사가 있고, 사정이 다 있지만, 그들은 친구로서 끈끈한 우정과 함께 강주라는 곳에서 사춘기를 보내게 된다.

 

한편, 어선침몰사고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잊지 못하는 주인공 동현은, 폭력 조직의 보스이자 출감 후에는 사업가로 변신하여 강주를 주름잡는 강태호란 사람에 대한 궁금증과 함께, 그와 재혼을 하는 어머니를 통해서 상처와 갈등을 보이기도 하지만, 나중에 아버지 밑에서 기관장 일을 하다 유일하게 생존한 아저씨를 통해서, 아버지가 몰던 어선의 침몰과정과 동현의 출생비밀 등에 대해서 듣게 되고, 그 과정에서 강태호가 바로 동현의 친부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강태호는 생물학적 아버지로, 돌아가신 아버지는 정서적 아버지로 충성심 갈등을 보이기도 한다.

 

이 소설에서는 동현이가 중학교, 그리고 고등학교를 진학하면서 겪게 되는 개인적인 가족사뿐만 아니라, 이런 저런 에피소드를 통해서 알게 된 다른 4명의 친구들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잘 묘사하고 있다. 아울러 어머니와의 애증관계도 잘 묘사되어 있는데, 이러한 부분들이 사별가족 혹은 재혼가족에게 나타날 수 있는 모습이라고 보여지며, 소설의 극적효과를 위해서인지는 모르겠으나 키워준 아버지와 낳아준 아버지의 등장은 어찌 보면 진부한 소재일 수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받아 들여야 하는 자식의 입장에 대해서 나름 진솔한 감정표현이 묻어 있는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소설의 재미로는 소설 속의 소설이라고 할 수 있게 윤주라는 등장인물이 나오는데, 그녀는 동화를 쓰고 싶어하는 소녀로서 그녀가 쓴 소설의 일부가 소개되기도 한다. 그리고 그 소설이 가리키는 것은 바로 윤주라는 아이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는데, 유감스러운 것은 너무나 극적으로 그녀가 '8월의 태양'이란 소설에서 급속하게 사라지는 설정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구방법 중 하나인 종단연구처럼, 어떤 한 시점을 대상으로 한 소설이라기보다는 적어도 5-6년의 내용이 담긴 성장소설이란 점에서, 이 소설을 읽는 동안 오늘날의 청소년들이 어떻게 변해가는지, 어떤 정체성을 갖는지, 어떤 미래를 꿈꾸는지에 대해서 살짝 엿볼 수 있는 과정이, 소설이라는 틀로 적혀졌다는 생각이 든다.

 

아울러 등장하는 5명의 청소년들이 각각 개성이 있는 모습을 통해서, 동시대를 살면서도 다양한 욕구와 기대, 그리고 열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청소년들의 모습은, 이 시대의 청소년들의 표상들을 모아놓은 것 같은 착각을 가지게 한다. 누구에게나 성장의 시간은 있다. 따라서 성장소설은 시대와 세대를 뛰어넘어 누구에게나 과거를 동경하거나 퇴행하게도 만들 수 있지만, 현 시대의 청소년들을 이해하는데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

 

당신의 성장을 되돌아 보고 싶은가? 아니면 자녀들의 성장을 탐색해 보고 싶은가? 그렇다면 비록 소설로 각색되었지만, 실제 존재했을 수도 있을 성장소설 '8월의 태양'을 읽어보라. 더워지는 날씨만큼 이 소설을 읽는 동안 감동도 뜨거워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