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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면서 긴 글보다는 짧은 글을 더 선호하게 된다. 시나 동화가 바로 그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이번에 보게 된 그림동화가 '심술통통 고양이'다. 이 책은 은샘의 두 번째 책이다. 저자의 첫 번째 책은 '담이나 나'이다. 담이와 나는 반려견과 관련된 그림책이다. 그리고 이 번에 본 심술통통 고양이는 반려묘라고 말할 수 있다. 다만, 이 그림동화에 사람은 등장하지 않는다.
이 고양이는 몸집도 크고 심술도 많아 일명 '심술통통'으로 불린다. 이 고양이는 숲속의 집에서 살며, 혼자 잘 논다. 그러던 어느 날 생쥐들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쥐놀이를 시작한다. 결국 그 생쥐들과 친구가 된다는 짧은 그림동화이다. 이 짧은 그림동화에는 반전이 있다. 일반적으로 쥐를 만난 고양이들의 속성보다, 그들과 친구가 된다는 결말이 그것이다.
아마 어린이들에게 들려주는 동화이다 보니, 일종의 교훈을 담기 위해서 이런 설정을 한 것 같다. 쥐와 고양이가 앙숙인 것 같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구가 될 수 있다는 내용을, 짧고 굵게 묘사한 그림동화이다. 그런데 이 그림동화는 또 하나 특징이 있는데, 바로 민화로 그렸다는 것이다.
민화에 대한 간단한 설명은, 이 그림동화책 마지막 표지에 이미 설명이 되어 있다. 민화는 조선 후기에 서민들이 종교생활이나 일상생활에서 장수를 기원한다든가 혹은 복을 구하기 위해서 그렸지만, 이 그림동화에서는 이런 부분보다 현대화된 민화기법이 사용되었다.
나는 이번에 이 책을 접하면서 민화에 대한 지식도 함께 얻을 수 있었다. 민화의 소재와 색상을 자연에서 얻는다는 말에, 이 그림동화책을 다시금 보게 된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는가? 현대화된 민화에 대해서 조금 더 알게 되니, 그림의 색상 하나 하나가 가볍게 보이지 않는다.
어떻게 해서 이렇게 예쁜 색상이 나왔을까 궁금하기도 하지만, 그 은은한 색상이 순수한 아이들의 마음에 더 따스하게 다가갈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아울러 내용 역시 서로 쫓고 쫓기는 쥐와 고양이가 아니라, 서로 친구가 되고 함께 놀이를 하는 따스한 내용이다 보니, 그림동화의 내용과 색상이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끝으로 인터넷 서점에 들어가 보니, 이 책의 대상자들이 초등학교 1-2학년 정도라고 하는데, 나의 생각으로는 그보다 더 어린 아이들에게 더 적합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사용된 언어 중 어려운 단어가 없고, 내용 역시 복잡하지 않으며, 그림만을 보면서도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으니, 일석3조 이상의 효과를 낼 수 있는 책일 수 있다.
오랫만에 읽어 본 그림동화, 심술통통 고양이. 내 마음도 잠시 동심으로 돌아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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