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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말에 사람은 고쳐 쓰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 있다. 상담심리에서도 이런 관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과거에는 사람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결정론적인 입장이 강했다. 예를 들면, 정신분석적인 관점에서 볼 때 그렇다. 이에 통찰이나 성찰 등을 통해서 자신을 알고, 변화를 추구하기도 했다.
그런데 상담심리도 발전을 거듭하고, 진화를 거듭하면서, 인간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인간의 잠재력이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인간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상담학파들이 많이 나오게 된다. 이런 관점을 비결정론적 관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은 무의식적으로 결정론에 대한 개인 무의식이나 집단 무의식이 있다.
이에 사람에 대한 실망과 좌절을 맛본 분들이 주장하기를, 사람은 고쳐 쓰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거나 주장을 한다. 그렇게 판단을 한다. 인간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긍정성보다는 부정성이 조금 강한 주장과 관점이라고 할 수 있다. 결정론에 무게를 두느냐 아니면 비결정론에 무게를 두느냐는 옳고 그름의 문제는 아니다.
다만, 우리 각자가 어느 관점에 더 많은 무게를 두느냐에 따라서, 개인의 삶과 부부 및 가족의 삶, 그리고 사회생활이나 대인관계에는 긍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본다. 나는 결정론보다는 비결정론에 더 비중을 두고 상담을 한다. 이러한 관점이 없다면 상담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상담이란 상처를 치유하는 면도 있지만, 인간의 변화를 추구하는 면도 있기 때문에, 사람이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점에서는 굳이 상담을 할 필요가 없지 않겠는가? 중요한 것은 나를 비롯해 상담사를 찾는 내담자들이, 당장은 힘든 마음에 상담을 신청하면서도, 내면에서는 '결코 변하지 않을거야!' 라는 자기확신이나 확증편향을 가진 분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예를 들어, 부부상담을 한다고 해 보자. 상대 배우자를 바라보는 시각에서 편향성이나 한쪽으로 경도되어 있다 보면 - 예를 들어 사람은 고쳐 쓰지 못할 존재라고 - 상대 배우자의 변화를 알기 어렵다. 나 스스로 색안경을 쓰고 있기 때문에, 상대 배우자를 색안경으로 색으로 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결정론보다는 비결정론에 근거한 상담, 그리고 내담자 역시 이런 스텐스를 가질 때, 좀 더 상담효과와 예후가 좋을 수 있다. 막연히 긍정적이라거나 희망고문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긍정적인 부분에 조금 더 무게를 둘 때, 상담효과나 예후, 그리고 사람의 변화에 대해서 좀 더 민감하게 알 수 있다.
혹 당신이 사람을 바라보는 시각은 어떤가? 아니 스스로를 바라보는 시각은 어떤가? 결정론인가? 아니면 비결정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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