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독서

[책읽기]김훈의 남한산성을 읽고

공진수 센터장 2007. 6. 27. 20:27

 

김훈의 새로운 장편소설 남한산성을 읽었다.

 

우리에게는 병자호란으로 알려진 조선의 역사를, 장편소설로 다시 각색된 장편소설 남한산성은, 오늘날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미 저자는 일러두기에서 이 책을 소설로서 읽어달라는 안내문도 있지만, 그렇다고 허구가 아닌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이 소설을 그저 소설로만 읽기에는 주제가 너무나 무겁다고 생각된다.

 

이 소설을 읽어가며 느끼는 것은, 빠르게 바뀌는 그 당시의 국제적 정세 속에서, 명분론과 실리론이 혼재하는 가운데, 지도자 - 국왕 -의 중요성에 대해서 다시금 느끼게 되는 것.

 

아울러 국가가 힘을 가지고 있느냐 없느냐 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한 국가의 지도자가 어떠한 리더십을 가지고서 국가를 이끄느냐가 더욱 중요하다는 것.

 

[이런 면에서 올해 대선과 관련되어 새로운 지도자를 뽑아야 하는 우리 국민들의 현명한 선택을 다시금 생각한다.]

 

한편, 이 소설은 그 당시의 조정내에서 있을 수 있었던 지루한 논쟁으로 이어지고 있지는 않다. 오히려 국왕의 고민과 신하들의 논쟁은 상당히 절제되어 있다. 그러기에 이 소설을 읽는 사람은, 답답함을 느낄 수 있으며, 이러한 답답함이 바로 그 당시 우리의 상황이 아니었을까 느껴진다.

 

아울러 남한산성 저항(?) 후 허무한 국왕의 항복으로, 어떠한 명분론도 그렇다고 실리론도 아닌, 그저 치욕적인 항복으로 우리의 자존심은 말 그대로 땅에 떨어졌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왜 남한산성으로 들어간 것인지에 대한 의미 역시 피난 이상의 의미를 찾을 수 없고, 그 당시의 적을 두려워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싸우고자 했던 것도 아닌 것 같았던 소설 속의 상황전개는, 결국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는지 되새겨 보아야 하며, 오늘날 치열한 국제경쟁 속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그 당시의 사건을 병자호란이라 하여 오랑캐의 난 정도로 기술하고 있다. 어찌보면 상당히 주관적인 입장에서 적은 느낌을 가지게 된다. 그렇다 보니 그 당시의 우리를 철두철미하게 분석하는 힘은 약한 것 같다.

 

남한산성을 읽으며 우리가 얻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이러한 의미찾기가 바로 이 소설이 가진 의미인 것 같다. 결국 역사는 돌고 돌아 언제든지 우리에게 남한산성에 들어가야 할지로 모를 상황은 돌고 돌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