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독서

[책읽기]독일 문화 읽기

공진수 센터장 2007. 5. 12. 16:29

 

독일에서 유학이나 직업상 장단기 체류를 한 분들의 반응을 보면 두가지로 대조를 이룬다.

 

다시 기회가 오면 독일에 가서 살고 싶다는 분과, 어떠한 보장과 혜택이 있다 하더라도 독일은 싫다는 분.

 

무엇이 이렇게 상반된 모습을 보여주는 요소인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몇 가지 추측이 가능한 것은, 독일 생활 속에서의 좋았던 경험과 그렇지 못한 경험의 비율과, 독일 문화에 대한 충격과 적응력에 따른 독일 선호도, 그리고 현재 한국에 돌아와 겪는 삶의 환경 등등이, 독일 생활에 대한 긍정적 혹은 부정적 평가를 하게 되는 것 같고, 그러한 평가와 관련하여 독일 생활을 다시 하고 싶은지 아닌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누구나 이질적인 문화 속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겪는 것은 문화충격이다. 한국과는 다른 식생활에서부터 생활문화 거기에 의식까지 다양하다 보니, 나이의 많고 적음을 떠나서 겪게 되는 것은 문화적 충격.

 

그러나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하루 하루 그 사회 속에서 아둥바둥 살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한국인이 독일화 되는 것도 사실.

 

그렇다 보니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한국인도 아니요 그렇다고 독일인도 아닌 회색분자가 되기 쉬운 것이, 바로 해외생활의 부작용이라고 할까.

 

결국 이러한 모습은 자신의 출생국으로 돌아와서 다시금 문화충격을 받으면서, 새롭게 변해야 하는 과정을 겪는 것으로 다시금 도전을 받게 되기도 한다.

 

그런데 나는 최근에 독일 문화 관련 책 한 권을 읽었다.

 

이름하여 '독일 문화 읽기'.

 

모 신문사에서 기자 생활을 10년하신 황성근님이 독일 생활 아니 베를린 생활을 통해서 직접 겪고 보고 들은 내용을 근거로 지은 이 책은, 비판적 시각의 독일 문화 읽기 책으로 참 좋은 책이다.

 

더군다나 독일 생활을 앞두고 있는 예비 유학생이나, 직업상 독일에 파견되어 장단기 현지 생활을 해야 하는 직장인들에게는 필독서가 될 수 있는 좋은 지침서.

 

이미 위에서도 적었지만 비판적 시각이기 때문에 독일의 치부가 드러나는 독일 문화 읽기 책 같은 느낌도 들지만, 저자의 날카로운 시각이 그렇게 까칠하지만은 않다.

 

다만 우리와 다른 문화적 역사적 배경을 가진 독일을, 우리의 시각에서만 바라본다는 것은 조금 위험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경제적으로 잘 살고 못 살고를 떠나서, 문화라는 것은 좋고 나쁨이 아닌 다름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적어도 독일을 알고 싶어하는 이들에게, 우리와 다른 것을 보여줄 수 있는 내용들이 가득하다는 것은, 이 책을 읽는 독자에게는 막연한 독일이 아닌 좀 더 구체적인 독일을 알 수 있다는 것.

 

결국 책 내용이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이 책을 접한 자들이 독일 현지 생활을 하면서, 생활 속에서 공감을 얻을 때 그 가치가 더 산다고 할 수 있다.

 

혹 독일로 장단기 계획을 가지시고 떠나실 분들에게, 이 한 권의 책을 권하고 싶다. 적어도 독일 생활에 빨리 적응하기 위해서 한번쯤 읽어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