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독서

[책읽기]처음 읽는 아프리카의 역사

공진수 센터장 2009. 11. 24. 11:30

아내와 함께 간 마트 서점코너에서 책 한 권이 나의 눈에 들어왔다. 바로 사진의 책 '처음 읽는 아프리카의 역사'.

 

한국어 제목도 눈에 들어왔지만 그보다 독일어 원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Die Geschichte Afrikas. 직역하면 그냥 '아프리아의 역사'이다. 그런데 한국어로 번역이 되면서 '처음 읽는'이란 것이 더 첨가된 것 같다. 어쨌든 독일어 제목이 눈에 들어와서 책을 들고 간단하게 책을 살펴보니, 유럽인이 쓴 아프리카 역사라는 것에 관심이 갔다.

 

그리고 조금만 더 자세히 보니 유럽인이 썼지만 아프리카 입장에서 적은 것 같은 인상이 들어서 책을 구입하게 되었다.

 

나는 아프리카에 대해서 세계지리적 관점에서만 아는 거의 문외한이나 다름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알고 있는 아프리카에 대한 지식이 얼마나 서구적인 관점에서 비판없이 수용되어져 있나를 알게 되었다.

 

어느 지역, 어느 민족 그리고 어느 국가든지 역사라는 것은 있다. 그것이 제대로 기술되어지고 전수되어지느냐에 따라서 역사적 근거가 더 강하겠지만, 만약 이렇게 기술되어진 역사라는 것도 누구에 의해서 적어지느냐의 관점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금 알게 되었다.

 

나에게 있어서 단순하게 생각해 보면 아프리카하면 역사적보다는 문화적 혹은 경제적인 면에서 좀 더 많이 아는 것 같다.

 

토속적이니 원시적이니 하는 표현들이 먼저 떠오르고, 미개하다느니 혹은 미개발되었다느니 하는 단어들이 먼저 떠 오르는 것은 왜 일까?

 

이러한 모든 것들이 최근 500년 동안 제국주의에 의한 아프리카의 수탈과 함께 역사를 왜곡한 것은 아닐까 하는 것을 느끼게 하는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은 아프리카의 역사라 하여 몇 천년전부터 몇 년전까지의 사실 혹은 진실을 조목조목 보여주지는 않는다. 아마도 저자가 책 말미에 적은 것처럼 다양한 근거에 의하여 이 책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자료 확보에 어려움이 있지 않았느냐 추측이 된다.

 

그러나 적어도 유럽이 아프리카에 관심을 가지고서 유럽인들의 이익을 위해서 접근하기 시작한 이후의 역사에 대해서는, 세계사 속에서 배운 아프리카의 역사와 다른 관점을 이 책은 보여준다.

 

천연자원에 있어서는 가난하지 않는 아프리카가 왜 지금처럼 저개발인지, 그리고 가장 최근에 벌어진 르완다 사태나 소말리아 사태에 대한 짧은 언급에도, 그 뒷배경이 무엇인가를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특히 에이즈에 대한 언급은 가히 충격적이라고 할 수 있다.

 

대표적인 언급이 바로 2001년 9월 11일 뉴욕 테러로 죽은 3,000명의 희생자에 대해서는 전 세계가 놀라고 테러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가졌지만, 하루에 6,000명씩 에이즈로 죽어나가는 현 상황에 대해서는 우리가 얼마나 무심한지를 통계를 통해서 보여준다.

 

이러한 것은 저자 자신이 현재 케이프타운에서 에이즈 피해를 입은 어린이들을 보살피는 호키사 재단(www.hokisa.co.za)의 공동설립자이기에 더욱 그렇겠지만, 전 세계가 아프리카에 대해서 얼마나 무지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아프리카의 르네상스가 올 것이라고 희망을 말하기도 한다.

 

비록 그동안 아프리카내의 국가와 민족 그리고 부족간에 수많은 갈등과 독재자들이 있었지만, 남아프리카와 같은 성공사례에서 보는 것처럼 아프리카도 점점 자의식이 생기면서, 현재의 가난과 빈곤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하나씩 체득해 나간다고 볼 때, 시간이 문제지 방향성은 제대로 잡았다고 보는 저자의 시각에서 아프리카의 희망을 보는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접하면서 그동안 서구적인 관점에서 쓰여진 아프리카의 이야기에 얼마나 치우쳐 있었는지 다시금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얼마나 아프리카에 대해서 무지했는지에 대해서도 다시금 느끼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이 책의 한국어 제목이 참 적당했다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나에게는 처음 읽는 아프리카의 역사가 되었으니 말이다.

 

 

 

02-365-5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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