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나라가 청소년들의 자살 및 폭력 등의 뉴스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조그마한 심리치료센터를 운영하는 심리치료사로서 이러한 뉴스를 보면서 마음이 아픕니다.
우리 사회가 얼마나 상처가 많은 사회인지?
그래서 심리치료가 얼마나 필요한 사회인지를 고하는 그 서막이 이제서야 열리는 것 같아서 말입니다.
아픔이란 중증이 되기 전까지는 간과되거나 무시되거나 또는 알면서도 인정하지 않는 특징이 있는 것 같습니다.
당장 심리치료사로서 임상 현장에 가 보면 다양한 부적응 아동 그리고 청소년들이 쉽게 눈에 보이는데, 정작 부모님들과 선생님들은 외면하거나 현상 자체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니 말입니다.
그러니 본질이 보일리는 더더욱 없겠죠.
지난 학기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다양한 현장에서 임상을 했습니다.
우울한 내담자, 불안한 내담자, 과잉행동 내담자, 분노 내담자, 자살충동 내담자, 중독 내담자, 폭력 내담자 기타 등등.
증상도 다양하고 원인도 다양하고 고민도 다양하고 해결책도 다양하여 이러한 내담자들을 만나면서 얼마나 많은 에너지의 소진을 겪었는지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회기 혹은 14회기 혹은 20회기를 그들과 만나면서, 내담자들과 라포가 형성되고 마음의 문을 서로 열면서 내담자들의 내면, 즉 본질을 보게 되니 눈물이 앞을 가렸습니다.
역기능 가정, 결손 가정, 편부모 가정, 조손 가정, 다문화 가정, 폭력 가정, 무관심 가정 등등 다양한 가정 환경 속에서 우리의 아동들과 청소년들이 가정에서의 지지도 없는 가운데 학업의 억압 속에서 발버둥 치는 모습이 대견하기도 했지만, 이러한 과부하와 스트레스 속에서 다양한 문제해결 방법으로 극단적인 생각을 하거나 학교에 출결상태가 말이 아닌 상태 등등, 어디서부터 손을 대고 어디서부터 해결책을 주고 치료를 해주어야 할지 막막했던 적도 한두번이 아닙니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내담자들의 마음 문이 열리자 조금이나마 심리치료사로서 심리치료적 접근을 할 수 있었던 것 그리고 회기를 종료하면서 내담자들이 저에게 건넨 편지를 보면서 얼마나 마음이 짠했는지 모릅니다.
우린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저부터 너무나 이기적입니다.
자신의 입장만 말하기에는 능하지만 경청하는 것에는 얼마나 익숙하지 못한지요?
가정에서도 부모님들은 자녀들에게 이런 저런 잔소리(?)하기에는 능하시지만, 정작 자녀들의 내면을 읽어내고 살펴내는 것에는 얼마나 익숙하지 못한지 모릅니다.
학교에서는 어떠한가요?
가르치시고 행정적인 일을 처리하시느냐고 학생들을 인격적으로 대하시지 않는 혹은 못하는 선생님들의 모습을 보면서 서글픈 마음이 생기던 시간도 참 많았습니다.
이제 우리는 본질을 보아야 합니다.
한가지 예로, 자녀가 갑자기 부모님께 돈 100 만원을 달라고 하면 부모님들은 어떻게 반응하실까요?
"어디에 쓰려고....." 라고 묻지 않으실까요?
즉, 돈의 사용처를 묻는 것이지요.
돈 100 만원이라는 현상보다 본질적인 그 사용처, 즉 사용 의도를 묻지 않으시나요?
이제 우리는 부적응 아동들과 청소년들을 바라보면서 그들의 본질과 내면을 이해해야 합니다.
그저 자살충동이 있는 아동들과 청소년들에게 '자살하면 안돼'라는 방법의 행동수정만을 요구한다면, 자살충동에 있는 아동들과 청소년들의 마음에는 더더욱 큰 상처가 남을 것이고, 그들에게는 자신을 이해해 주고 도와줄 지지자가 없다는 결론을 낼 것입니다.
온 국가가 청소년의 자살문제로 매달리는 요즈음, 우리는 현상에만 몰두하고 있지는 않는지요?
가해자는 처벌되어야 하고, 피해자는 이미 고인이 되어 더 이상 도울 수 없다라고 너무나 교과서적인 반응을 하고 있지는 않은가요?
이제는 기성세대가, 부모님이 그리고 선생님들이 좀 더 민감해져야 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현상이 눈에 들어올 때 이제는 본질과 내면을 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들을 스스로 도울 수 없다면 전문적인 기관이나 전문가에게 의뢰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시스템이 부적응 아동들과 청소년들을 인도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이해하고 지지하고 도와주는 사람들이 그들을 행복하게 인도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오늘도 인터넷과 매스컴의 우울한 소식을 들으면서 우리 사회가 더욱 건강하고 행복하기 위한 본질적인 접근을 했으면 하는 소망을 작은 심리치료센터를 운영하는 운영자로서 가지는 것은 너무 순진한 바램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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