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저학년인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차돌같이 생긴 남자 내담자이다.
에너지의 분출이 강하고 자신에 대한 몰입이 강하다 보니 타인에 대한 배려심이 떨어진다.
그러다 보니 집단상담에 참여해서 또래들을 물리적으로 때리는 경우가 자주 발견된다.
자신이 신나서 달리고 있는데 주변에 다른 내담자가 있을 경우, 본인이 피해가기보다는 주먹질을 해서 넘어뜨려야 속이 풀리는 이 내담자.
한번은 치료사의 눈 앞에서 동일한 행동을 하기에 살짝 옆으로 불렀다.
그러자 자신의 이야기를 묻지도 않았는데 일사천리로 자신의 이야기만 한다.
그것도 언성을 높여서.
일단 들어보고 나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래를 때린 것은 사과해야 할 일이라고 하자 피해 내담자 근처에 가서 고함을 치며 사과를 한다.
내용보다 감정이 듬뿍 담긴 모습이다.
그래서 다시금 이 내담자를 부르자 다른 교실로 도망을 간다.
어쩔 수 없이 이 내담자를 뺀 나머지 내담자들과 협동심을 높이는 프로그램을 시작하고 사회성을 높이는 프로그램을 시작하면서 신난 소리가 나자 이 내담자가 프로그램 진행 장소의 문을 살짝 열고 문지방에 서서는 뭐라고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그래서 들어오라고 손짓을 하자 마지못해 들어온다.
그런데 문제는 이 내담자에게 주어야 할 카드가 나에게는 없었다는 것.
자신에게 배정되어야 할 카드가 없는 것을 알게 된 이 내담자는 다시금 고함을 치며 자신만 미워한다는 등 자기 이야기만 쏟아 놓는다.
그리고 이러한 분노를 스스로 조절을 하지 못해서 몸을 부르르 떨면서 불만이 가득찬 얼굴로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이렇게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 내담자가 30분이 지나서 프로그램을 종료하는 시간.
모든 내담자가 음료를 마시면서 오늘 회기에 대해서 피드백을 하는 자리.
'아직도 분노가 풀리지 않았나요?' 라고 치료사가 물었다.
그러자 '아니요, 조금 풀렸어요' 라고 대답한다.
'어떻게 풀었나요?' 라고 하자 에그 쉐이커라는 악기를 손에 잡더니 권투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
아마도 악기를 가지고 즉흥연주와 신체활동을 하면서 분노가 조금 풀린 것 같다.
그러나 치료사의 눈에는 아직 분노조절에 대한 훈련이 많이 필요한 내담자로 보인다.
분노를 포함한 모든 인간의 감정에는 에너지가 있다.
그러한 에너지는 우리가 살아가는데에 필요한 에너지이다.
다만, 이러한 에너지 조절이 잘 안되는 경우, 사회성이 떨어지거나 자존감이 떨어지거나 우울에 빠지거나 분노에 빠지거나 다양한 이상심리를 가질 수 있다.
이 내담자는 좋은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이러한 에너지를 어디에는 과감하게 쏟고 어디에는 절제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법과 훈련이 안되어 있는 것일뿐.
분노조절이 잘 안되는 아동, 청소년 심지어는 성인들까지 많은 것이 오늘날 우리의 상황이다.
그리고 이로 인해서 사회생활이 쉽지 않음을 느끼면서도 고치지 못하고 사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다.
이럴 때 음악치료를 활용하여 분노조절을 훈련받을 수 있다.
어찌보면 분노조절에는 다른 치료보다 음악치료가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혹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도 이러한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있다면 음악치료를 권하고 싶다.
'심리상담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심리상담]들은대로 보다 본대로 (0) | 2012.05.10 |
---|---|
[심리상담]심리적 상처를 왜 치료해야 할까요? (0) | 2012.05.10 |
[심리상담]고자질 하는 아이들 (0) | 2012.05.09 |
[칼럼]치료사로서의 자괴감 (0) | 2012.05.07 |
[심리상담]KHTP (0) | 2012.05.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