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상담일 경우에는 거의 없지만, 집단상담을 진행해 보면 재미있는 현상이 있다.
그것은 바로 고자질.
특히, 아동들의 경우에는 고자질이 다반사로 일어난다.
그러다 보니 치료사가 여차하면 재판관이 되어야 할 판이다.
그래서 나는 처음부터 룰을 정한다.
고자질은 받지 않는다고.
대신에 자신의 이야기를 하라고 룰을 정한다.
예를 들어서, 누가 자신을 때렸을 경우, 일반적으로는 누가 때렸다는 (피해)사실을 말한다.
그러나 나는 누구에게 맞아서 어디가 아프다는 표현을 하도록 한다.
인간에게는 바람직한 것이나 그렇지 못한 것이나 습관화되면서 어떤 경향이 강화되는 면이 있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고자질이다.
심리치료라는 것이 자신의 모습을 찾고 분석하는 것이 더 본질인데, 자신의 모습보다는 타인의 모습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한다면, 그리고 그것에 의해서 치료사가 중간에서 판단자가 되어야 한다면 심리치료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사실, 우리가 살면서 순간적으로 가지는 편견이 참 많다. 거기에 감정까지 섞이면 옳고 그름을 떠나서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거나 미움을 위한 미움을 하는 경향이 인간의 본능이기에 고자질은 이러한 심리의 일부분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동일한 일에도 다양한 분석이 있는데, 어느 한 사람의 판단이 다 옳다고 그의 손을 들어주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일이다.
손이 올라가는 내담자는 성취감이 생길지는 모르지만, 그 상대편에 서 있는 내담자는 또 다른 상처가 생기기 때문이다.
금주에도 여러 곳의 집단상담을 하면서 수많은 고자질을 듣는다.
그렇게 해서라도 위로를 받고 지지를 받고 싶은 내담자들을 많이 본다.
그래서 내가 택한 방법은 그러한 내담자만 프로그램 진행 후에 잠시 개별상담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고자질에 대해서 어떻게 방법적으로 바꾸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대안을 제시하고 훈련을 시키는 것이다.
심리치료는 그저 위로와 지지 그리고 공감과 경청만 있는 것은 아니다.
행동과 인지적 수정도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바로 직면을 해 주어야 한다.
고자질도 그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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