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칼럼

[칼럼]심리치료란 이런 것

공진수 센터장 2012. 9. 14. 15:03

매주 금요일 오전이면 저는 어떤 어린이집을 방문합니다.

그곳에서 어린이집 생활을 하는 약 10여명의 어린이들과 음악놀이를 하면서 심리치료를 합니다.

이곳에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하게 된 것은 원장님의 용기와 배려였습니다.

저소득층에 조손, 편부모 그리고 다문화 가정에서 오는 아이들이 대부분인 그 어린이집 아동들에게 심리치료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시고 부모님의 동의하에 저희 프로그램을 받아주신 것이죠.

벌써 21회기 지나갑니다.

거의 반년이 되어 가는 것이죠.

처음에는 비슷한 얼굴에 이름을 잘 못 외어서 실수도 많았는데 이제는 아동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적다보면 그들의 얼굴과 표정 하나 하나도 눈에 선합니다.

그리고 21회기 동안 서로 웃고 울다 보니 이제는 서로에 대해서 참 많은 것을 알게 된 것 같습니다.

1년짜리 프로젝트이기에 아직 몇 개월이 더 남았지만 오늘 문득 돌아보니 아동들이 참 많이 변한 것 같습니다.

다문화 가정에서 와서 언어적 표현이 서툴던 아동이 이제는 자기 표현에도 자신감을 갖는 모습에서부터, 편부모 아래에서 자라서 애착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던 아동이 이제는 치료사와 선생님을 통해서 애착관계 형성에 대한 훈련도 받고, 억압 속에서 자라던 아동이 이제는 악기 연주를 통해서 억압에서 조금씩 벗어나는 모습들.

그리고 또래 집단 안에서의 상호작용을 통하여 사회성과 관계성을 배우고 훈련하고 느끼는 모습을 보면서, 지난 21회기 동안 서로간에 다투고 오해하던 아이들이 이제는 조금씩 배려라는 것을 느끼는 것을 보면서 치료사로서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이에 덧붙여 생각하는 것은 심리치료란 이런 것이다라고 말 할 수 있는 것이죠.

심리치료에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치료사와 선생님 그리고 부모님들의 헌신과 협조가 필요합니다.

아울러 기다림도 필요합니다.

또한 심리치료에 대해서 터부시하거나 이상하게 바라보는 왜곡된 시선의 극복도 필요합니다.

위에 적은 아동들의 변화를 하나 하나 적으라면 책 한 권은 나올듯 합니다.

당장 위에 적은 아동들의 반을 맡았던 담임 선생님의 모습에서 행복감을 보면서, 저는 이게 바로 치료사로서 사는 보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너무 제 자랑만 한 것 같아 얼굴이 부끄러워지네요.

오늘은 이만 적습니다.

 

www.동행심리치료센터.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