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칼럼

[칼럼]두려움과 좌절감을 덜어주라!

공진수 센터장 2012. 9. 14. 15:32

 

 

저에게 오는 내담자 중에 중학생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내담자는 공부에 대해서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습니다.

그것도 열심히 노력하는데 성적이 오르지 않으니 말이죠.

그렇다 보니 만약 전학을 간다면 쉽게 성적을 올릴 수 있는 학교로 가고 싶다고 했습니다.

센터까지 와서 공부 공부하면서 상담을 하다 보면 스트레스가 될 것 같아서, 오랫동안 공부이야기를 하지 않다가 이제 중간고사도 얼마 남지 않아서 먼저 말문을 열었습니다.

"언제 중간고사니?"

"잘 모르겠는데요. 아마도 추석 지나자 마자 있을 것 같아요!"
"뭐라고, 추석 이후에"
"네, 그래서 추석때 놀지도 못할 것 같아요....."
왠지 우울해 보입니다.

이렇게 시작된 대화에서 내담자 자신이 여태껏 최고의 성적을 거둔 것은 어느 정도라는 것도 알았고, 그 이상의 성적 획득에 대한 욕구는 있지만 자신감은 없어 보이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그렇습니다.

아동 그리고 청소년들은 학령기에 접어들어서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가 참 많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스트레스는 성적 그 자체보다는 성적을 통한 두려움과 좌절감에 더 많은 원인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님들은 결과물, 즉 성적에 더 많은 관심이 있는 듯 합니다.

그러다 보니 아동과 청소년들은 시험을 치루고 나서 가지게 되는 감정 중에 좋지 않은 성적에 대한 추궁의 두려움과 스스로를 볼 때 좋지 않은 성적으로 인한 좌절감 속에서 헤매이며 자존감에 상처를 받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이 내담자에게 제안을 했습니다.

"우리 같이 공부해 보면 어떨까? 선생님은 이곳에서 밤 9시까지 상담을 마치면 그 이후로는 너를 도울 수 있을 것 같은데....." 라고 말이죠.

밤 12시쯤에 잠자리에 든다는 내담자이기에 나의 조건은 그리 무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의 제안을 들은 내담자의 눈이 커지고 귀가 쫑끗해지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의기투합을 했습니다.

앞으로 남은 3주 동안 공부하는 법을 서로 나누기로 말이죠.

물론 이 작업을 통해서 이 내담자가 성적이 올라가면 서로에게 윈윈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상담가와 치료사의 입장에서 이 내담자의 공부 스타일을 보고 조심스러운 조언을 해 주며, 본질적으로 공부에 대한 의미와 가치 찾기 그리고 공부하는 법을 컨설팅할 예정입니다.

이 글을 읽는 부모님들이 있으시다면 그리고 자녀의 성적과 학업 수행에 관심이 많은 부모님들이시라면, 자녀들의 두려움과 좌절감에 대해서 민감하게 바라볼 것을 요구합니다.

아울러 자녀들이 작은 성취감과 공부의 의미와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를 요구합니다.

책임 추궁이나 잔소리 같은 "공부해라"가 아닌 자녀들 내면의 본질을 좀 더 이해하고 공감해 주는 가운데에서 공부에 몰입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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