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칼럼

[상담칼럼]놀이를 모르는 부모

공진수 센터장 2013. 4. 2. 16:55

 

우리의 집단 무의식 중에는 노는 것은 나쁜 것이라는 집단 무의식이 있는 듯하다.

특히, 아동기와 청소년기를 지나서 성인기에 도달하면 이러한 집단 무의식은 더욱 강해진다.

또한 아동기와 청소년기를 보내면서도 노는 것은 나쁜 것이라고 훈육을 받거나 교육을 받는 것이 바로 우리의 현실 같다.

즉, 노는 것은 공부를 하지 않는 것이고, 공부를 하지 않으면 인생을 망치게 될 것이라는 가정 혹은 학교 교육이 점점 놀이에 대해서 관심을 주거나 흥미를 가지는 것에 불편함을 제공한다.

그러다 보니 놀이를 배우지 못하고 아동기와 청소년기를 보내는 사람들도 많은 듯하다.

이러한 것은 부모상담을 하는 과정 속에서 알게되는 불편한 진실이다.

즉, 자녀들과 잘 놀아주지 못하는 부모들의 어린 시절을 들어보면, 그들 역시 어린 시절 노는 것이 허락되지 않았거나 놀이를 모르는 부모 아래에서 양육되었다는 것을 쉽게 발견한다.

그렇다.

사람은 아는대로 행하는 것보다는 익숙한대로 행한다.

그래서 원하든 혹은 원치 않든가에 무의식적인 대물림을 한다.

엄한 아빠 아래에서 자란 남성이 엄한 아빠가 되는 경우가 많으며, 과도한 희생적 삶을 산 엄마 아래에서 자란 여성이 그와 비슷한 삶을 살면서 자아정체감과 자존감을 잃어버리는 경우도 자주 본다.

아동상담을 하면서 나는 많이 놀아주려고 노력한다.

인형을 가지고서 혹은 보드게임을 가지고서 아니면 그림을 그리고 악기를 연주하고.

그러다 문득 물어본다.

너희 부모님은 어떠시니?

갑자기 말문을 닫는 아이들을 자주 만난다.

또한 청소년들 역시 이 부분에 대해서 답을 내어놓지 못하는 경우를 자주 접한다.

결국 놀이라는 것이 없으니 대화는 건조해질 수 밖에 없으며 대화가 건조하니 소통은 힘들 수 밖에 없는 것이 오늘의 현실인 것 같다.

놀이를 한다는 것은 심리적으로 건강하다는 증표일 수 있다.

그리고 아동과 청소년들은 놀이속에서 표현을 배우고 소통을 느낀다.

그런데 어른이 되면 놀이를 바라보는 시각이 성인중심적으로 변해서 유치하느니 많이 놀아주었다느니 하면서 합리화를 하는 경우를 볼 때, 우리의 아동과 청소년들은 이 순간에 좌절감을 맛볼 수 있다.

놀이는 공부와 다르다.

몰입하면 몰입할수록 기쁨과 행복을 그리고 성취감과 만족감을 주는 것이 놀이이다.

놀이를 잘 해주는 부모는 그 어느 부모보다 훌륭한 부모이며, 자녀들의 심리적 안정과 자존감의 향상을 위해서 보약을 주는 부모라고 생각한다.

혹 놀이에 대해서 서툰 부모들이 있다면 심리치료센터의 문을 두드려보라.

왜 놀이를 못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놀이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자문을 얻을 수 있다.

www.동행심리치료센터.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