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칼럼

[상담칼럼]10대의 분노(2)

공진수 센터장 2013. 10. 10. 13:03

 

 

오늘도 분노에 찬 아이를 만난다.

진로문제로 부모와 갈등을 겪고 있는 아이.

아울러 부모 역시 분노가 가득하다.

결국 서로의 가치기준과 신념의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중.

시작이 언제였는지 알 수 없듯이 끝이 언제일지도 모를 기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그렇다 보니 부모는 부모대로 자녀는 자녀대로 자존감이 가을 낙엽처럼 우수수하고 떨어지는 느낌이다.

 

아이들은 자라면서 신체적 그리고 지적 성장만 하는 것은 아니다.

정서적 그리고 심리적으로도 성장하고 성숙해 간다.

그런 가운데 아이들은 좀 더 많은 주도성과 자율성을 가지고 싶어한다.

그런데 많은 부모들은 이러한 상황의 변화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거나 제대로 수용하지 않으면서 자녀와의 갈등 싸움에 말려든다.

그리고 많은 부모들은 자신을 변호하거나 방어한다.

"아이들을 어떻게 믿어요?"

"하는 꼴을 보면 이 다음에 무엇이 될지 물안해요!"

"지금까지 지켜보고 같이 살아서 아는데....." 등등 다양한 이야기를 펼쳐 놓는다.

아울러 자신의 10대 시절을 반추하기도 한다.

부모가 방임하거나 학대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잘 인내하고 극복하며 살았다는 등등.

 

그런데 오늘날은 부모가 살던 시대와 많이 다르다.

일단 속도감이 다르다.

아날로그 시대에서 디지털 시대로.

그리고 디지털 안에서도 더욱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것이 세상이다.

오죽하면 광속이니 어쩌니 하는 광고가 나올까!

여기에 따라서 인간의 정서적 및 심리적 반응 속도도 많이 빨라졌다.

 

예를 들어보자.

아이가 학교에서 다투고 왔다고 하자.

아날로그 시대에는 하룻밤 정도 감정을 묵히게 되었었다.

그런데 오늘날은 다르다.

다툼 이후에도 카톡이나 기타 등등의 메신저를 통해서 감정을 다듬을 사이도 없이 2차, 3차 전쟁이 벌어진다.

그러니 요즈음 아이들이 얼마나 바쁘고 얼마나 헉헉 되겠는가?

정말 숨이 막히는 세상이다.

 

분노에 대한 것도 비슷하다고 본다.

잠시 참는 사이에 손해를 보거나 피해를 볼 수 있다는 불안감 그리고 두려움이 인간의 정서적 그리고 심리적 반응 속도에 가속을 붙이고 있는데, 분노에 대한 것 역시 이러한 영향을 받지 않을 수가 없다.

더군다나 주도성과 자율성을 가지고 싶어하는 10대에게는 더욱 그렇다.

따라서 조금이나마 부모의 부정적 평가나 반응 혹은 아이의 입장보다는 상대편 입장에 부모가 서는 순간 아이들은 폭발하고 만다.

그리고 폭발 이후에는 죄책감과 수치심이 범벅이 되어서 좌절하고 만다.

아울러 이러한 과정이 자주 일어나다 보면, 부적 감정이 기억 속에 스며들며 학습이 되면서 감정 표현에 대한 부적 강화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자,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아이들이 분노를 보이면 설득보다는 아이를 이해하는 것이 좋다.

아이 입장에 서서 아이의 감정을 이해하고 아이의 입장을 이해해 주는 것이다.

그것이 옳으냐 그르냐 혹은 그렇게 해서 버릇이 나빠지면 어떻하냐는 등의 선입견과 고정관념은 잠시 내려 놓는 것이 좋다.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고 양육에 성공하고 훈육에 성공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그리고 아이가 보이는 주도성과 자율성에 큰 하자가 없다면, 부모들은 상대적으로 자녀를 억압하거나 부모 입장대로 이끌려고 하는 욕구와 욕심을 서서히 내려 놓아야 한다.

아울러 전문가에게 아이의 감정조절 훈련을 부탁하는 것도 좋다.

부모가 이 역할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에 다시금 적도록 한다.

 

글을 길어졌는데 일단 기억할 것은 최소한 두가지다.

아이가 가지고 싶어하는 주도성과 자율성을 억압하지 말고 판단하지 말고 평가하지 않으면서 이해하고 수용하고 포용하라는 것.

(이러기 위해서는 부모의 내공을 키워야 한다.)

그리고 아이에게 설명이나 설득을 하기에 앞서서 아이를 이해하라는 것.

(이러기 위해서는 부모는 예민해지지 말고 민감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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