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칼럼

[상담칼럼]폭력 행위자를 생각하며

공진수 센터장 2014. 2. 26. 10:17

어릴 때 아버지 고향에 가서 약 6년간 산 적이 있다.

말 그래도 두메산골이었다.

내가 갔을 때에는 전기도 들어오지 않아서 호롱불을 사용하던 동네였다.

 

그런데 그 동네에 무서운 형이 한 명 있었다.

술만 먹으면 속된 말로 개가 되는 형이었다.

부모도 못 알아보고 형제도 못 알아볼 정도로 동네에서는 인간대접을 잘 해주 않는 그런 형이었다.

그래서 어른들은 장가를 가면 좀 변할까 하여서 장가를 보냈다.

그런데 폭력을 당하는 대상자가 한 명 더 늘었을 뿐 그 형의 성품에는 변화가 없었다.

그래서 어른들은 자식이 생기면 좀 변할까 하고 기대를 했다.

그리고 얼마 후 자식들이 태어나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형의 모습은 거의 변화가 없고, 오히려 그의 폭력의 희생자들만 늘어나는 것 같았다.

그리고 나중에 내가 그 시골을 떠나서 들은 이야기로는 그 형이 고인이 되었다는 소식이었다.

술을 먹고 싸움이 벌어졌던 모양인데 그 와중에서 사달이 났던 모양이었다.

참 안타까운 이야기였다.

 

내가 심리상담사가 되고 난 후 그 형이 떠올랐다.

청년시절을 폭력 행위자로서 살았던 그 형이 떠올랐다.

왜 그랬을까?

무엇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을까?

그리고 그는 왜 변하지 않았을까?

그에 대한 질문이 하나 둘이 아니다.

그런데 조금씩 이해는 될 것 같다.

그에게도 마음 저 한 가운데에 세상을 살아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욕구불만은 없었을까 하고 말이다.

그리고 그에게는 그의 문제를 해결하는데에 폭력 이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느끼고 있지는 않았을까 하는 마음이 든다.

비록 나와는 친척관계도 아니고 그저 한 마을에서 함께 살던 형이지만, 그에게도 마음을 치유하고 회복되는 시간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막연한 가정법적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는 폭력 행위자에 대해서 두려움을 갖고 회피하거나 무시하거나 억압을 한다.

그러다 보니 폭력 행위자는 더욱 고립감에 빠지게 되고 세상을 살아가는데에 두려움에 빠질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이러한 불안한 심리가 자신의 감정과 행동을 통제하지 못하는 술과 같은 물질과 결합을 할 때, 그 폭발력은 가히 상상을 넘어서는 경우도 잦다.

나는 이러한 부분에서 가정폭력 행위자나 학교폭력 행위자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

어찌보면 피해자 못지않게 심리상담과 치료상담이 필요한 사람들은 행위자일 수도 있다.

그리고 이러한 행위자를 위한 근본적인 치유가 가정폭력과 학교폭력 등을 예방하는 것에 훨씬 도움이 될 수 있다.

행위자가 적어지면 거기에 따른 피해자는 생산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혹, 주변에 가정폭력과 학교폭력 행위자들이 있는가?

수치스럽게 생각하지 말고 그들에게도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가족들이 되기를 바라면서.....

 

- 공진수 센터장 소개 -

건국대학교 미래지식교육원 아동교육아카데미 아동심리상담사/놀이치료사 지도교수

가정폭력 전문상담원

학교폭력 예방상담사

음악심리상담전문가

미술심리상담사

에니어그램 상담사

 

www.동행심리치료센터.kr

070 4079 68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