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칼럼

[상담칼럼]칭찬의 부담감

공진수 센터장 2014. 3. 3. 17:45

어떤 청소년과 상담을 하다가 칭찬에 대한 테마가 나왔다.

그런데 뜻밖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것은 부모의 칭찬 때문에 죽으려고 했다는 것이다.

칭찬하면 좋은 것으로 생각하는데 칭찬 때문에 죽으려고 했다니 조금은 황당한 이야기였지만 내담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일리가 있었다.

내용을 들어보니 부모의 칭찬이 칭찬으로 다가오지 않았고 큰 부담감으로 다가왔던 것인데, 이 와중에 엄청난 부담감이 그를 극단적인 상황으로 몰고 갈 뻔 했다는 것이다.

 

그렇다.

칭찬은 좋은 것이기는 하지만 칭찬이 칭찬으로 수용되지 않을수도 있다는 것도 맞는 말이다.

특히, 칭찬이 부모의 기대가 담긴 것이거나 자녀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일 때 더욱 그렇다.

 

예를 들어보자.

자녀의 성적이 올라가지 않으면 부모들은 어떻게 할까?

격려와 칭찬을 통해서 자녀의 동기부여를 높이고자 하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부모의 욕구를 칭찬이나 격려라는 포장으로 강요하기도 한다.

즉, 너는 잘 할 수 있다든지 노력하면 무엇이든지 이룰 수 있다든지 등등의 말을 한다.

아울러 성적이 무난하게 나오면 너가 최고라든지 너는 똑똑하다든지 하는 부담스러운 멘트를 날리는 것이 대표적인 경우이다.

 

사실 가족이라고 하지만 우리는 서로 서로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고 사는 것일까?

겉모습은 모르지만 속모습은 1퍼센트 정도를 알고 살까?

그렇다.

우리는 서로에 대해서 잘 아는 것 같지만 막상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내 중심적인 평가와 기대가 담긴 멘트를 칭찬이라고 생각하고 상대편에게 줄 때, 긍정적인 효과도 나올 수 있지만 그렇지 않는 경우도 나온다는 것이다.

이것을 칭찬의 역효과라고 한다.

 

위에 적었던 한 사례는 너무 극단적인 경우를 일반화시킨 것이라고 비판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사례도 의미가 없다고는 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칭찬을 할 때에도 상대편을 배려하면서 그리고 상대편의 수용적 입장을 생각하면서 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할 것이다.

특히, 결과에 집중한 칭찬보다는 과정에 의미를 두고, 내 입장에서가 아니라 상대편 입장에서 수용할 수 있는 칭찬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좋을 것이다.

 

그렇다면 위에 적었던 청소년의 경우 무엇을 바라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조언이었다.

부담감을 주는 칭찬보다는 삶의 무게와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조언을 더욱 바란다는 것이었다.

알면 알수록 신비롭고 끝이 없는 것이 사람의 심리이지만, 이러한 임상 사례를 통해서 아동과 청소년들의 심리를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 공진수 센터장 소개 -

건국대학교 미래지식교육원 아동교육아카데미 아동심리상담사/놀이치료사 지도교수

가정폭력 전문상담원

학교폭력 예방상담사

음악심리상담전문가

미술심리상담사

에니어그램 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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