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가 괜찮았던 부부가 언제부턴가 부부싸움을 잦게 한다면 체크해 보아야 할 부분들이 많이 있다.
그 중에는 서로에 대한 기대감이라는 것도 포함된다.
많은 남녀가 호감을 갖고 사귀며 결혼까지 골인하는 것은, 결혼을 해야한다는 의무감에 앞서서 서로에 대한 기대감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부상담에서 부부들에게 교제 초반 무엇에 호감을 느꼈는지를 물어보면, 이 사람의 자상함에 반했어요, 이 사람의 과묵함에 반했어요, 이 사람의 배려심에 반했어요 등등의 이야기를 내어 놓는다.
그러면 다시금 물어본다.
현재는 어떠하시지요?
그러면 대부분의 부부는 먼저 답했던 것의 반대로 대답을 한다.
자상함이란 전혀 없거나, 잔소리가 너무 많다거나, 배려심은 발견하려고 해도 없다는 등등.
그럼 어느 말이 사실이고 어느 말이 진실일까?
그것은 후자가 더 사실에 가깝고 더 진실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현재의 모습이 원래 가지고 있었던 모습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럼 왜 연애시절에는 자상하고, 과묵하고, 배려하고 기타 등등의 모습이 있었을까?
그것은 바로 인간의 속성에 해당되는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말하고 싶은 것만 말하고, 듣고 싶은 것만 듣고 싶은 것에 잠시 현혹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이보다 더 근본적인 것은 자신의 결핍에 대해서 상대방에게 기대를 했다는 것이 더 맞을지도 모른다.
자상하지 못한 부모 아래에서 자란 사람은 자상한 사람을 원한다.
잔소리가 많은 부모 아래에서 자란 사람은 과묵한 사람을 원한다.
배려심이 적은 부모 아래에서 자란 사람은 배려심 많은 사람을 원한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결핍, 즉 채우고자 했던 것들을 배우자를 통해서 채우고 싶어서 선택한 것이고, 그런 가운데 나타난 왕자님과 공주님은 바로 나의 틀 속에서 가공의 환상을 만들어내면서, 잠시 착시현상 속에서 배우자를 선택하게 된다.
그런데 막상 부부생활을 해 보니, 이러한 착시현상은 안개가 사라지듯 사라지고 정말 상대방의 본모습을 보는 순간, 당황을 하거나 실망을 하거나 심지어는 분노를 내면서 그 책임에 대한 것을 상대방에게 떠 넘기게 된다.
그리고 부정적 정서가 부정적 시각으로 변하고, 부정적 시각으로 배우자를 보니 배우자의 언행에서 부정적인 반응만을 수집하게 되며, 이러한 과정 속에서 부정적인 예측과 추측을 하면서, 상대방을 왜곡없이 바라보는 것이 어렵게 된다.
그리고 부정적인 정서, 인지, 행동 사이클을 돌리게 되면서, 부부간에는 갈등이 드디어 증폭되기 시작한다.
이 사이클에서 빠져 나오고 싶어도 빠져 나오지 못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면, 극단적인 생각과 방법을 동원하기도 한다.
상대방을 위협하거나 협박하는 것은 보통이고, 공격과 방어를 주고 받다가 결국에는 이혼이라는 이야기를 꺼내게 된다.
결혼 못지않게 두려운 것이 바로 이혼인데, 마지막 출구라고 생각하고 선택한 것 역시, 나중에 돌아보면 후회가 될 때가 많다는 것이 이혼한 분들의 이야기이다.
특히, 경제적으로 취약한 배우자의 경우에는, 이혼이란 그동안의 부부생활 못지않게 정말 괴로운 삶의 시작이다.
그럼 우리는 기대감을 가지면 안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기대감은 우리를 더욱 생동감 있게 하고, 어려움도 극복하게 해 준다.
그런데 이 기대감이 나의 결핍을 보상받기 위한 기대감이라면, 그것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기대감이 문제의 극복이 아닌, 문제의 뇌관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나의 기대감은 건강한 것인지 아닌지를 수시로 체크해 보고 성찰해 볼 필요가 있다.
부부상담에서는 이런 다양한 것들을 체크해 본다.
무슨 큰 문제가 있거나 정신적, 심리적, 정서적으로 이상해서 받아보는 것이 아닌, 예방차원에서 그리고 더 나은 부부의 행복과 부부의 자존감을 위해서 받아보는 것이다.
결국 건강하고 행복하며 자존감이 높은 부부 사이에서 태어나고 자란 아이들은, 사회생활 속에서 자존감 높은 아이들로 성장하기 때문에 결코 손해가 되지 않는다.
- 공진수 센터장 소개 -
건국대학교 미래지식교육원 아동교육아카데미 아동심리상담사/놀이치료사 지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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