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칼럼

[상담칼럼]선행학습에 대해서

공진수 센터장 2014. 3. 17. 21:44

1994년에서부터 2004년까지 독일에서 생활을 했다.

만 10년의 독일 생활을 통해서 독일과 우리나라 사이에 차이점이 있음을 많이 보았다.

벌써 독일을 떠나 한국에 다시금 정착한 것도 내년이면 10년이 된다.

그동안 독일도 많이 변했을 것 같아 이 글을 쓰는 것이 조심스럽다.

 

그런데 독일에서 내가 본 것 중의 하나는 우리나라의 유치원에 해당되는 킨터가르텐이라는 곳에서 선행학습이 없었다는 것.

물론 박물관을 가 보거나 체험학습을 가 보는 것 등의 수업은 있지만, 미리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위해서 선행학습은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왜 그런지에 대해서 물어본 적이 있었다.

그 과정 속에서 들었던 이야기는 미리 선행학습을 하게 되면,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공부에 대한 흥미가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말 그럴 것 같다.

미리 공부를 해 놓았으니 정작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1학년 수업에 만족도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다 아는 것을 다시금 가르쳐 주니 흥미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그럼 이것만이 선행학습의 부작용일까?

나는 아동상담을 하는 과정에서 다른 부작용도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 중에는 다음과 같은 것도 있다.

아이가 선행학습을 했기 때문에 성적이 좋은 것을, 아이의 능력이 좋아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지 알고, 부모가 과도한 기대를 하거나 아이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는 누를 범해서, 정말 도움이 필요한 아이를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어서야 인지하는 누를 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고학년이 되어서 아이의 한계를 알게 되거나 아이 스스로 느끼게 되면, 학습에서 중요한 기초 쌓기의 시기를 놓치게 되며, 아이들은 중학교 그리고 고등학교 생활에 대한 두려움이 생길 수 밖에 없고, 만약 중학교부터 학업성취도가 뒤떨어지게 되면 아이들은 정말 혼란 속으로 들어가 버리게 된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서 두려움에 휩싸이게 된다.

그래서 중학생을 대상으로 집단상담시 받는 문장검사를 보면, 아이들이 미래에 대해서 얼마나 두려워하는지를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계속 선행학습의 악순환에 빠져 있다.

교육비는 교육비대로 들어가고, 아이들은 잠시도 숨을 돌릴 틈이 없어서 허덕이고 있다.

그러니 그들의 스트레스는 상상 외로 높고, 결국 중학생만 되어서 사춘기와 맞물리면서, 학업성취도가 낮은 학생들의 경우 갈피를 못잡고 귀한 중학교 그리고 고등학교 시절을 허송세월처럼 보내게 된다.

 

사실 선행학습보다 더 중요한 것은 복습이다.

​아는 것을 더욱 확실히 아는 것이 모르는 것을 어렴풋이 많이 아는 것보다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복습할 시간도 없을 정도로 선행학습만 몰아부친다면, 과연 그 교육의 최종 목적지는 어디일까?

 

아이의 학업성취도를 높이고 싶은가?

복습을 할 수 있는 시간과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에 더욱 노력을 해 주길 바란다.

그런 면에서 학교에서 주어지는 과제들에 대한 부모들의 관심과 도움은 매우 큰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 공진수 센터장 소개 -

건국대학교 미래지식교육원 아동교육아카데미 아동심리상담사/놀이치료사 지도교수

가정폭력 전문상담원

학교폭력 예방상담사

음악심리상담전문가

미술심리상담사

에니어그램 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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