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칼럼

[심리칼럼]무의식의 위험성

공진수 센터장 2014. 4. 21. 09:12

- 공진수 센터장 소개 -

​건국대학교 미래지식교육원 아동교육아카데미 아동심리상담사/놀이치료사 지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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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사고 이후에 무기력하게 일주일을 보내고 있다. 희망은 점점 사라지고 절망과 좌절만이 나의 삶을 감싸고 있는 것 같다. TV를 틀면 계속 늘어나는 사망자의 숫자에 안타까움은 더욱 가중되는 나날이다. 해볼 수 있는 것은 다 해보았다면 아쉬움이나 자책감은 적을 것 같은데, 그렇지 못했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나만의 느낌일까?
이번 사고와 사고 이후의 수습 단계를 보면 우리는 수많은 정보를 얻고 있다. 한편으로는 선장을 중심으로 한 조사내용이 있고, 다른 한편으로​ 이번 사태를 수습하고자 노력하는 정부의 모습 등등이다. 그런데 이 와중에서 내가 느끼는 것 중의 하나는 인간의 무의식이 참 무서운 것이구나 하는 지극히 당연한 사실이다. 나는 이와 관련해서 두 가지 경우를 생각해 본다.
먼저 배를 몰았던 선장 이하 선원들의 경우이다. 사고라는 것은 어떤 사고이든지 관계없이 비예측성 속에서 발생되기 때문에 언제든지 우리는 예방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훈련의 중요성은 누구나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득이하게 사고가 발생이 되었다면 그 다음은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중요하다. 그런데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을 보면 사고 이후의 선장 및 선원들의 대처방식에 혼란이 많았던 것 같다. (물론 예외의 경우도 있었지만) 그리고 이 와중에 심리적으로 드러나는 것이 바로 무의식적 행동이었던 것 같다. 다시 말해서 평소 훈련을 통해서 위급 상황이 발생되었을 경우 무의식적으로 반응할 수 있도록 하는 부분에서 선장 이하 선원들은 소홀함이 많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 보니 위급상황 속에서 승객들을 살려야 되겠다는 의식보다는 나부터 살고 싶다는 무의식에 사로잡힌 선장 이하 선원들의 행태는 국민들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하다.
다음으로 고위공무원들의 경우이다. 들리는 소식으로는 모 장관의 경우 안산 조문과 진도 현지 방문​ 때에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이 있었던 모양이다. 아울러 어제는 어떤 고위 공무원이 사망자 명단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자고 했다는 것으로 말썽이 생겨서 현재 직위해제 중에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이런 부분은 왜 생기는 것일까? 이것 역시 평소의 언행이 무의식화 되면서 장소나 대상을 잘 구별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된 경우는 아닐까? 인간에게는 타성이란 것이 있어서 어떤 환경에 오랫동안 노출이 되면 자신도 모르게 그 환경과 동화되는 특성이 있다. 이번 경우 공위공직자들의 경우에는 평소에 대접받고 인정받던 것들에 너무 익숙한 나머지 장소와 대상보다는 자기중심적으로 언행을 하게 만드는 경우가 아니었나 생각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무의식이라는 것이다. 너무 익숙하여 이렇게 해도 되겠지라는 무의식이 의식의 통제없이 이루어질 경우 그 후폭풍은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이번 사고를 겪으면서 다시금 우리의 무의식 속에 수많은 것들이 저장하고 있다. 안전불감증, 우왕좌왕, 혼란, 분노, 좌절감, 죄책감, 불안감,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공분, 무기력감, 우울감, 실망, 후회감 등등. 그리고 이러한 부적감정들이 무의식에 쌓이면 쌓일수록 인간의 행복감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정말 국민을 행복하게 하고 우리나라가 행복해지기를 바란다면, 우리 모두는 무의식적 언행에 있어서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특히 이번 사고를 수습하는 과정 속에 있는 당국과 관계자 분들의 언행은 피해자 가족들에게 두 번째 상처를 줄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부디 더 이상의 상처가 발생되지 않기를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