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칼럼

[심리칼럼]세월호 사고 피해자 가족들을 바라보며

공진수 센터장 2014. 4. 21. 09:55

- 공진수 센터장 소개 -

​건국대학교 미래지식교육원 아동교육아카데미 아동심리상담사/놀이치료사 지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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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사고의 피해자 가족들을 언론을 통해서 간간이 ​접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개인적으로든 아니면 국가적으로든 큰 사건이나 사고 혹은 사실을 겪게 되거나 알게되면 많은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단계를 거치게 된다고 한다.
부정 - 분노 - 타협 - 우울 - 수용
이것을 일반적으로는 죽음의 5단계라고 한다. 특히 암환자의 경우에 이러한 현상이 많기 때문에 통증완화병동- 호스피스 병동 -에서 ​봉사를 하기 위해서 호스피스 교육을 받을 때 많이 듣게 되는 이야기가 위의 내용이다.
이번에 세월호 사고의 피해자 가족들은 현재 이런 심리상태를 겪고 있다. 그리고 이번 사고를 방송을 통해서 듣고 보고 있는 국민들 중의 상당수도 이러한 심리상태의 과정을 겪고 있다. 그래서 나의 주변에도 이번 사고를 접하고 식사도 제대로 못하겠다는 분들도 있을 정도이다. 비록 이번 사고에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인간이 매우 이성적이고 지성적일 것 같지만 큰 충격을 받으면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통합적인 사고를 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서 현재의 피해자 가족들이 수시로 분노하시는 것을 보면 충격이 너무 컸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위와 같은 심리적 변화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는 환경 때문에 더욱 그럴수도 있다.
예를 들어서 세월호 침몰 소식이 방송에 나왔을 때 많은 학부모들은 가슴이 철렁하였겠지만 일단은 그래도 그 큰 배가 이번처럼 빠르게 침몰하지는 않겠지 ​혹은 내 자녀들은 구조가 되겠지 하고 일단 부정을 하게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기름을 부은 것이 있었으니 전원구조라는 발표와 오보였다. 결국 피해자 가족들이 부정하려고 내용이 그 반대로 귀결되었을 때 피해자 가족들은 분노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분노라는 감정이 계속 각성되어 있는 상태에서 피해자 가족들은 다양한 욕구를 표출했을 것이다. 그 욕구 표출을 통합하면 결국 내 자녀 내 가족을 구조해 달라고 했을 것이다. 그런데 관계당국이나 관계자들은 이러한 그들의 욕구에 대해서 적절한 조치나 수용을 해 주지 못함으로 말미암아 그들의 분노가 점점 격분으로 변할 수 있었을 것이며, 그런 과정 속에서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며 통합적인 사고를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여기에 분노에 대한 감정을 더욱 각성시키는 언론보도, 당국의 혼란 그리고 고위공직자들의 불필요한 언행은 피해자 가족들을 더욱 피로하게 하고 이번 사고를 수습하기 위한 통합적 사고를 하는 것에 방해가 되었을 수 있다.
들리는 이야기로는 구조냐 인양이냐에 대해서 피해자 가족 사이에서도 조심스러운 토론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제 타협의 단계로 넘어가는 것 같다. 생존에 대한 희망을 포기하는 대신 차선책을 선택하려고 하는 것이다. 피해자 가족들의 쉽지 않은 선택과 결정을 해야하는 시기가 다가오는 것이다.
그런데 그 다음이 문제가 될 듯하다. 들리는 이야기로는 피해자 가족들 뿐만 아니라 전국민이 우울할 수 있는 이번 사고의 후유증이다. 일명 집단우울증. 그렇지 않아도 우리 사회는 우울증으로 상당한 사회적 비용을 지불하는 나라이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자살. 자살예방을 위해서 국가나 개인이 사용하는 비용은 매우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OECD 국가 중에서 자살율 상위권을 달리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볼 때 이번 사고의 후유증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본다. 결국 이 단계를 무사히 넘지 못한다면 피해자 가족들이 이번 사고에 대해서 수용하는 단계까지 가기에는 아직 갈길이 멀어보인다.
바라기는 정부와 관계당국이 피해자 가족들의 입장에 서서 그들이 이번 사고의 아픔과 상처를 극복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매우 필요한 시기이다. 이것은 피해자 가족 뿐만 아니라 전국민을 위해서 ​정부와 관계당국이 꼭 해주어야 할 의무라고 생각한다.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사망자 숫자만큼 피해자 가족들과 국민들의 우울지수는 높아지는 것 같다. 지금부터라도 혼란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수습의 길을 갈 수 있기를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