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진수 센터장 소개 -
건국대학교 미래지식교육원 아동교육아카데미 아동심리상담사/놀이치료사 지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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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상담을 하다보면 많은 내담자들이 물어보는 것 중의 하나가 이것이다. '저 정상 아니죠?' 아마도 심리상담까지 나온 용기 못지않게 비정상이면 어떻게 하나 하는 두려움 때문에 던지는 질문 같다. 그런데 이렇게 질문하는 내담자 중에는 심리상담을 하면서 관찰해 보면 지극히 정상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비정상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잦다. 인지적 오류가 벌어지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상실감을 겪은 사람이 갖는 우울감은 지극히 정상적이다.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이 보이는 분노감은 지극히 정상적이다. 그런데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우울감은 나쁜 것, 분노감은 나쁜 것 등등의 정황을 제대로 보지 않고 그저 현상만을 판단하고 비판하는 오류가 있다. 그러다 보니 적절한 분노를 왜곡시키고, 적절한 우울을 부정적으로 보는 등의 판단을 한다. 그러다 보니 우울감이 있는 사람들, 분노감이 있는 사람들이 자신을 비정상으로 보게 되는 것이다.
세월호 사고 이후 보이는 피해자 가족 뿐만 아니라 전 국민이 무기력하고 우울감을 보이는 것은 현재의 상황에서는 지극히 정상적이다. 그런데 이러한 현상을 보고 분노조절장애이니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공인들이 칼럼에 올리는 글을 보고 있노라니, 가까스로 추스리는 우울감과 분노감이 갑자기 그리고 다시금 각성되는 듯하다.
특히 이번 사고와 관련해서 10대들의 우울감과 분노감은 기성세대들은 놓치고 있을지 몰라도 청소년상담을 하는 상담사인 나는 많이 느낀다. 더군다나 사고 바로 직전에 찍힌 영상들이 언론을 통해서 공개되고, 며칠 전의 어떤 희생자 유품에서 나온 동영상을 본 10대들의 분노는 매우 높다. 보통 10대들의 분노는 대부분 기성세대와 관련이 많다. 부모와 관련이 있고, 선생님들과 관련이 있으며, 기성세대와도 관련이 있다. 그들을 억압하고 그들을 잘 수용하지 않는 사회적 그리고 구조적 문제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 세월호 사고 이후의 10대들은 이러한 억압되었던 분노가 표출되는 듯하다.
하나의 예로서 대표적인 것이 교육부에서 내렸다는 수학여행금지에 대해서 청소년상담에 나왔던 청소년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본질은 안전불감증인데 갑자기 수학여행금지라는 조치가 나오니 청소년들은 정말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과연 수학여행금지 기간 동안에 얼마만큼 안전에 대한 본질적 접근을 할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는 10대들도 있다. 결국 수학여행을 금지하면 대형사고의 발생은 없겠지만, 그동안 기성세대들이 구조적인 안전불감증을 방치하거나 우리 모두가 안전불감증에 그대로 있다면, 과연 수학여행금지가 본질적인 해결책일까?
우리는 지금 비정상의 정상화라는 묘한 말장난 속에 살고 있지 않은지 궁금하다. 어느 것이 정상이고 어느 것이 비정상인지도 모른채 각자 자기 입장에서 수용할 수 있으면 정상, 그렇지 않으면 비정상이라는 패러다임 속에서 헤매고 있는 것은 아닐까? 다시금 우리는 사회적 합의를 할 필요가 있다. 무엇이 정상인지에 대해서 획일적인 합의가 아닌 사회적 합의 말이다. 개념이 흐리면 그 아래의 각론 속에서는 혼란만이 있을 뿐이다. 그러다 보면 되는 것도 없지만 안되는 것도 없는 묘한 세계 속에서 살아가는 그래서 정상이 비정상이 되고 비정상이 정상이 될 수도 있다. 부디 인지적 오류에서 벗어나는 사회가 되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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