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칼럼

[상담칼럼]애도에 대해서

공진수 센터장 2014. 5. 13. 12:05

- 공진수 센터장 소개 - 

​건국대학교 미래지식교육원 아동교육아카데미 아동심리상담사/놀이치료사 지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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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살아가면서 받게 되는 스트레스 중에 가장 높은 것은 사별이라고 한다. 특히 가족 구성원의 죽음은 매우 높은 스트레스를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가족 안에서도 부모의 죽음 못지않게 자녀의 죽음은 매우 높은 스트레스를 준다고 한다. 이번 세월호 참사에서 수많은 생명을 구하지 못하고 우리는 그들의 주검을 건져내는 과정 속에 있다. 그러다 보니 자녀를 잃은 부모들의 스트레스는 과히 상상을 초월하고 있는 듯하다. 당장 시신이라고 건지고 장례까지 치른 부모들의 경우는 그래도 조금 낳다고 한다. 아직 실종자의 가족들은 시신이라도 빨리 수습하고 싶지만 그렇지 않은 현실 속에서 지치고 우울할 수 밖에 없다고 하니 말이다.


많은 국민들이 분향소를 찾아서 분향을 하고 애도를 표시한 것에는 많은 의미가 있다고 본다. 뻔히 구조할 수 있는 상황으로 보였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던 자책감과 죄책감은 피해자 가족들에 비해서 적을지는 모르지만 양식이 있는 국민이라면 거의 느끼지 않았을까? 그래서 조금이나마 피해자 가족들을 위로하고 지지하기 위해서 분향소로 향한 것은 아닐까?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사별로 가족들을 떠난 보낸 유족들은 장례 이후 매우 힘들다. 자녀나 가족이 떠나고 주인 없이 남겨진 방문을 열기도 힘들 정도로 말이다. 망자가 남긴 유품 하나 하나에서도 눈물이 앞선다. 그래서 가족을 사별하고 난 이후가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이번 사고처럼 뻔히 눈 앞에 보이지만 도와주지 못한 부모나 가족들은 망자에 대한 죄책감 속에서 더욱 힘들다. 그러다 보니 심리상담 등을 제공해 드려도 거부하거나 심리상담의 방법이 지혜롭지 못하여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도 있다. 그럼 지금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애도이다. 애도라는 것은 의미있는 애정의 대상을 상실하고 난 후 다시금 예전의 정상적 상황까지 되돌아오는 정신과정이라고 한다. 누구나 가족이나 친구 등의 애정 대상을 죽음이라는 관문으로 상실하게 되면 애도의 과정을 겪는다. 자책감에 빠질수도 있고 죄책감에 빠질수도 있다. 우울감에 빠질수도 있고 분노감에 빠질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애도기간은 약 6개월 전후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이러한 시기의 우울감은 우울증으로 진단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정상적인 우울감과 병리적인 우울증은 분명하게 진단하고 치료적 개입을 해야 하는 것이지만, 정상적인 우울감을 우울증으로 오인하여 심리상담이나 심리치료를 강요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현재 피해자 가족들은 죄책감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심리상담을 제공해 드려도 거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극히 당연한 모습이다. 사실 가족이 어느 한 순간에 사고로 사별한다면 많은 분들은 그 충격에 자아가 약해지게 된다. 그러다 보니 심리상담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이 잘 형성되지 않는다. 여기에 심리상담이라는 것은 상담사와의 치료적 관계가 신뢰할 수 있고 안정적이어야 하는데, 수시로 심리상담사가 바뀌거나 내담자와 심리상담사가 잘 맞지 않을 경우에는 더욱 힘들게 된다. 특히 전자의 경우 심리상담사가 바뀔 때마다 다시금 이야기를 해야 하기에 매우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한다. 그래서 이곳 저곳 심리상담을 하러 다니시는 분들이 나중에는 지쳐버리는 것은 바로 동일한 이야기를 계속 반복해야 한다는 것 때문이기도 하다. 여기에 비밀보장이 잘 되지 않을 경우, 내담자들은 다시금 상처를 받기 때문에 심리상담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내담자에 적합한 상담사가 지속적으로 그리고 안정적 구조 속에서 상담에 임하는 것일 것이다.


아울러 애도기간을 잘 보내도록 주변에서는 배려를 해주어야 하며 자조집단을 형성하게 해서 피해자 가족들이 같은 입장에서 서로를 지지하고 위로하는 가운데 애도기간을 보내도록 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래서 애도기간을 통해서 서서히 자아가 회복하고 예전의 삶의 모습으로 회복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바로 같은 국민의 입장에 서 있는 우리들이 해 주어야 할 일이다. 그렇지 않는다면 과도한 죄책감에 빠지고 삶의 희망과 의미를 잃어 버린 피해자 가족들이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여 현재의 괴로움을 극복하고자 할 수 있는 위험에 빠질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걱정을 한다. 지방선거니 월드컵이니 아시안게임이니 하면서 이번 사고의 희생자와 피해자 가족들을 잊는 것은 아닌지 두렵다고 한다. 그래서 더욱 안전한 나라와 환경을 만드는 것에 이들의 희생이 값없이 사라지는 것은 아닌지 두렵다고 한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앞에 적은 일정들이 모두 애도기간 안에 들어가 있다. 바라기는 이번 사고로 피해자 가족들과 국민들이 적절한 애도 속에 이번 사고의 후유증을 최대한으로 줄이는데 함께 노력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