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칼럼

[부모상담]박탈적 부모

공진수 센터장 2014. 5. 19. 17:54



- 공진수 센터장 소개 - 

​건국대학교 미래지식교육원 아동교육아카데미 아동심리상담사/놀이치료사 지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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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이가 심리상담에 나와서 울면서 이야기 합니다. "우리 엄마가요..... 제가 이번 시험을 못보았다면서 학원 다녀도 소용 없으니 학원에 다니지 못하게 할거래요!' 전형적인 박탈적 부모에 대한 이야기이다. 박탈적 부모들은 자녀들이 부모의 욕구를 채워주지 못하면, 자녀들에게 주어졌던 기회와 환경을 박탈하려고 한다. 그리고 박탈적 부모들은 이러한 방법을 통해서 자녀를 통제하거나 더 열심히 하도록 만들려고 하는 사고가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이 험한 세상을 살아가는데에 강인한 사람으로 만들려고도 한다. 매우 위험한 사고라고 아니할 수 없다.


위에 적은 아이처럼 학업 성적이 생각보다 낮은 아이들은 학원이나 학교가 문제라기보다는 공부하는 방법에서 어려움을 갖고 있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는 제대로 도와주지 않으면서 열심히 다니는 학원을 중단시키겠다고 말하는 것은 아이에게 죽으라고 강요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더군다나 자녀가 학원의 분위기와 선생님 그리고 또래 친구들에 대해서 만족해 하는 가운데 부모의 일방적인 조치로 인하여 학원을 못다니게 될 때 그 아이는 좌절감과 상실감으로 인하여 우울과 분노의 감정에 빠질 수 있으며 이러한 복합적 감정에 빠진 아이들은 다시금 학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2차적 어려움에 빠진다. 결국 자녀가 더욱 더 학업에 몰입할 수 없는 환경을 제공하면서 자녀에게 더 좋은 성적을 요구하는 모순된 부모가 되는 것이다.


자녀가 어리다면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부모에게 복종하거나 순종을 하겠지만, 사춘기가 다가오면 부모들은 자녀들의 저항과 반항 속에서 격동의 세월을 지내게 된다. 통제도 안되고 그렇다고 부모의 충고나 조언도 듣지 않게 되는 것이다. 심한 경우에는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며 등교거부와 가출 등으로 부모를 곤란에 빠지게도 한다. 결국 부모가 항복하도록 하며 부모에게 복수를 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부모와 자녀 사이의 정서적 거리감은 점점 멀어지면서 적대감을 가지게 되고, 그런 환경에서 자란 자녀들은 다시금 박탈적 부모의 모습을 닮을까 고민하면서도 막상 자녀를 놓으면 박탈적 부모의 모습으로 살아가게 된다. 유감스럽지만 배운 것이 그것이니 익숙한대로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박탈적 부모들은 박탈감을 가졌던 아픔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욕구불만이 있을 수 있고 채워지지 않은 결핍이 있을 수 있다. 그러니 자녀들에게 잘 해주는 것도 결국은 자신의 결핍을 채우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자녀들이 이러한 지지와 지원을 받고도 부모의 눈높이만큼 만족을 주지 못하니 얼마나 화가 나고 짜증이 나겠는가? 결국 '모 아니면 도'라는 말처럼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바뀌는 경우, 매우 가혹한 방법을 사용하는데 그것이 바로 자녀에게 주었던 것들을 박탈하는 것이다. 그럼 박탈감을 주었다고 마음이 편할까? 그렇지 않다. 결국 부모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서 제공했던 것인데 그것을 박탈하고 나니 꼭 자기 자신이 박탈감에 빠진 듯한 마음에 심신은 더욱 괴로운 것이 바로 박탈감 부모들의 특징이다.


자녀의 학업성취도나 시험에 결과가 조금 낮더라도 박탈적 부모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떤 아이는 일찍 피는 꽃과 같지만, 어떤 아이들은 늦게 피는 꽃과 같기 때문에 모두를 획일적으로 평가하기에는 힘든 것이 우리의 삶이다. 그럼 어떤 아이는 늦게라는 피는 꽃이 될까? 그것은 바로 신뢰해주고 그들의 잠재력을 믿어준 부모가 있는 아이들의 경우, 대기만성의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러한 잠재력을 인정해 주지 않고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는 부모가 있다는 것은 자녀들에게도 아픔이 될 수 있다.


혹 자녀의 양육과 훈육 중 받는 스트레스가 있는가? 자신의 양육태도와 양육관에 대해서 다시금 돌아보길 바란다. 혹 부모가 되기 전 성장과정 속에서 받은 박탈감은 어느 정도였는지? 그리고 박탈감이 있다면 이러한 박탈감을 부모가 되어서 자녀에게 얻고 싶어하는 욕구는 어느 정도인지? 내 모습을 잘 알면 알수록 자녀들에게 불필요한 간섭과 통제를 하지 않게 되는 것이 바로 부모의 삶이다. 아울러 자아성찰이 부족한 부모일수록 자녀들에게 과도한 기대와 함께 그 속에서 겪게 되는 실망 그리고 여기서 받게 되는 분노와 우울 그리고 불안의 감정을 잘 처리하지 못하는 실수를 한다. 부디 박탈적 부모가 되지 않기를 바라면서.....